초복을 뜨겁게 달군 '150조원 보물선호' 돈스코이호를 둘러싸고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다.

17일 경북 울릉 앞바다에서 발견된 돈스코이호에 150조원에 달하는 금화와 금괴가 실려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누리꾼들의 관심이 뜨겁다.

이날 주요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며 화제의 중심에 선 것.다만 배를 발견했다는 주장만 있을 뿐이다.

수없이 많은 금이 실려 있다고 회자될 뿐 실제 인양된 적도 없고, 금의 유무도 확인된 적 없다.

이에 '150조원의 금화가 실린 보물선'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일각에서 지적이 나오고 있다.

드미트리 돈스코이(Dmitri Donskoii)호는 재정 러시아가 자랑하던 막강 발틱 함대의 수송용 군함이다.

114년 전인 1905년 러·일전쟁에 참전했다가 일본군의 공격을 받고 그해 5월29일 울릉도 앞바다에서 침몰했다고 전해진다.

침몰된 돈스코이호에는 발틱 함대의 회계함 나히모프호에서 옮겨 실은 수십조원 상당의 금·은, 보화 등 각종 보물이 실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덕분에 현재 가치로 환산 시 약 150조원의 금화와 금괴 약 5500상자(200여t)가 실려 있다는 소문이 오래 전부터 돌았다.

그러나 실제 배에 실린 금괴의 존재 여부는 확인된 적 없다.

일각에선 단순 배수량이 6000t도 되지 않는 군함용 배에 200t에 달하는 금화를 싣는 것은 과학적으로 불가능하단 반론이 있다.

뿐만 아니라 돈스코이호는 장거리 원정을 다녔기 때문에 막대한 금괴를 운송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있다.

또한 러시아 제국 당시 정부 공식 문서에 금 수송 관련 이야기가 없단 점 등도 '150조원 금괴설 신중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간 배를 인양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도 있어왔다.

1980년대 초 도진실업이 배와 보물을 인양하기 위해 일본에서 잠수정을 도입했으나 인양에 실패했다.

동아건설도 2003년 5월 울릉 저동 앞바다 약 2㎞ 지점의 수심 400여m에서 돈스코이호로 추정되는 침몰선을 발견했으나 자금난으로 회사가 부도가 나면서 배 인양은 중단됐다.

이번에 돈스코이호를 발견한 신일그룹은 수년 전부터 탐색에 나섰다.

신일그룹은 유럽 컨소시엄 인양업체를 선정해 지금까지 비공개 탐사를 진행해 왔다.

신일그룹은 지난 15일 울릉군 울릉읍 저동리에서 1.3㎞ 떨어진 수심 434m 지점에서 돈스코이호 선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17일 오전 침몰된 선체의 함미에서 'DONSKOII'(돈스코이)라고 선명하게 적혀있는 함명을 발견하고, 이를 촬영해 대중에 공개했다.

그룹 관계자는 "오는 30일 울릉도에서 인양한 유물과 잔해를 일부 공개하고 9∼10월쯤 본체를 인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탐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소유권 등기와 본체 인양을 위한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일그룹은 세계 최초로 돈스코이호를 발견하고 입증한 만큼 유일한 권리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이 배를 인양하면 수익 중 15조원으로 울릉도에 추모시설을 만들고 지역발전 기금도 기부할 계획이라 밝혔다.

그러나 인양에 이르기까지는 많은 과정이 남았다.

무엇보다 신일그룹이 배 인양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정부로부터 발굴 허가를 받아야 한다.

발굴 허가와 관련해 관계 당국인 포항지방해양수산청은 아직 명확한 견해를 나타내지는 않고 있다.

포항해수청 관계자는 "돈스코이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를 논의하고 있고 회의가 끝나야 관련 내용을 언론 등에 공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러시아와의 배에 대한 소유권 논란을 해소해야 한다.

원래 배 소유주인 러시아가 국제적 소유권 문제를 놓고 딴지를 걸면 국가 간 협상을 통해 소유권을 결정해야 한다.

배의 본 소유자인 러시아 정부가 배의 소유권을 주장하면 인양 주체인 신일그룹과 국제법적 난점을 따져 소유권을 가려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신일그룹은 보물선 인양과 바이오, 아파트 건축 및 분양·임대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종합건설·해운·바이오회사다.

1957년 세워진 신일토건사에서 시작해 1980년 신일건업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1989년 11월 한국증권거래소에 주식을 상장했다.

2016년 싱가포르 신일그룹에 인수되면서 신일그룹으로 다시 사명을 변경했다.

뉴스팀 hoduja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