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어난 물로 동굴에 고립된 태국 축구부 소년과 코치 등을 구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나섰다가 안타깝게 숨진 태국 전직 네이비실 잠수부를 위한 장례식이 엄수됐다.

지난 17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과 미국 CNN 등 외신들에 따르면 앞선 16일 태국 치앙라이 탐루엉 동굴 근처에서 치러진 장례식에 구조 작업 중 숨진 사만 쿠난(37)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고자 수많은 시민들이 참석했다.

외신들이 공개한 사진에는 장례식 내내 눈물을 닦는 수많은 이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쿠난은 앞선 6일 동굴에 갇힌 이들에게 산소 탱크를 전달하려 잠수해 가던 중 산소가 떨어져 목숨을 잃었다.

쿠난의 사망 소식에 전 세계에서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손길이 이어졌다.

쿠난은 2006년 해군에서 전역한 뒤,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서 일했으며 소년들의 고립소식을 접하고는 자발적으로 구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수색작업에는 태국 해군 해난구조팀 잠수대원 등 약 1000명의 군인들과 지역 구조대원, 국립공원공단 및 광물자원청 관계자와 자원봉사자 등이 동원됐다.

구불구불한 동굴의 길이가 최대 10㎞로 추정될 만큼 길고 우기(雨期)를 맞아 내린 비로 동굴 안의 물길이 계속 차올라 수색에 어려움을 겪었다.

동굴 내 일부 공간에는 천장까지 물이 차올랐고, 진흙과 뒤섞인 흙탕물이 시야를 가리면서 잠수부들의 활동을 어렵게 하자 한 잠수부는 "흙탕물 때문에 물속에서는 불을 켜도 방향을 잡을 수 없을 정도"라며 "머리를 수면 위로 내밀어야만 겨우 방향 감각이 생긴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밤낮을 가리지 않는 수색작업에 잠수부들은 점점 지쳐갔으며, 이들이 쉴 수 있도록 교대 근무를 하게 될 것이라고 사고 현장에 방문했던 아누퐁 파오진다 태국 내무부장관은 밝힌 바 있다.

무사히 구조돼 병원에서 회복 중인 소년들은 쿠난이 사망한 지 일주일도 더 흐른 앞선 14일에야 비보를 접한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은 체력이 고갈된 소년들의 충격이 클 것을 우려해 쿠난의 사망 사실을 늦게 밝혔다.

자신들을 구하려다 죽은 잠수부 소식에 소년들은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으며, 그의 얼굴이 그려진 초상화를 앞에 두고 뒤늦게나마 쿠난의 명복을 빌어 보는 이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소년들은 나중에 커서 ‘좋은 사람’이 되기로 쿠난에게 약속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