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는 모르쇠로 일관/부산진구, 24살 청년 어느 시·도에서 왔는지도 몰라/타 시·도에서 보장받다가 직장 구해 보장 중단돼/부산진구 양정2동 전입은 2년 반 전, /월세 밀리자 집주인이 명도소송, 법원 집행관이 시신 발견/50대 어머니 20년 만에 아들 숨진 뒤 연락 닿아20대 청년실업자가 숨진 지 넉 달여 만에 백골 상태로 발견됐으나 해당 지방자치단체는 모르쇠로 일관, 사회안전망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당 지자체는 숨진 20대가 비관리대상이라는 이유로 "2년 반 전 타 시·도에서 전입해 왔으며 당시엔 관리대상이었다가 직장을 구하면서 제외된 것 같다"며 요새는 주민 만나기가 힘들다고 했다.

부산 부산진구 양정2동 소재 한 원룸에서 혼자 살던 20대 남성이 숨진 지 넉 달 만에 백골 상태로 발견됐다.

18일 부산진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7일 낮 12시55분 진구 양정2동 한 원룸 화장실에 김모(24)씨가 백골 상태로 숨져 있는 것을 법원 집행관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원룸 주인은 김씨가 지난해 10월부터 월세를 내지 않자 명도소송을 진행했고, 이날 법원 집행관이 강제집행을 위해 해당 원룸의 출입문을 뜯고 내부로 들어가게 됐다.

창문이 없는 화장실 바닥에는 휴대용 가스레인지와 착화탄을 피운 흔적이 발견됐다.

경찰은 부모와 오래전에 떨어져 혼자 살던 김씨가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신변을 비관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검안의가 살펴본 결과, 김 씨는 넉 달 전쯤인 지난 3월에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숨진 것으로 추정됐다.

김씨 원룸의 수도계량기와 도시가스 계량기가 지난 3월 중순부터 작동된 흔적이 나타나지 않았다.

김씨는 보증금 500만원, 월세 35만원을 주는 조건으로 2016년 1월 이 원룸에 세 든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어릴 적인 20여년 전에 엄마와 헤어진 뒤 소년복지시설을 거쳐 성인이 된 후에는 여기저기 떠돌며 혼자 생활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의 수소문으로 아들 변사소식을 전해들은 어머니(50대·경남 김해시)는 이날 부산으로 달려와 아들의 주검을 확인했다.

이 사건과 관련 부산진구 양정2동 관계자들은 "김씨는 부산으로 오기 전 타 시·도에 있을 때는 관리대상으로 보장을 받다가 부산으로 오면서 직장이 생겨서 관리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사정이 어려워졌는데도 왜 관리대상(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이 안 됐는지는 알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요새는 (복지직원들이) 주민을 만나러 가도 만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시민 김모(64·개인사업)씨는 "정부나 지자체가 말로만 청년실업자를 위한다며 온갖 정책들을 쏟아내지만, 이렇게 청년이 죽어도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는 곳이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그 많은 통·반장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부산=전상후 기자 sanghu6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