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기본적 대화채널 가동도 거절 / 美, 협상대표 리용호로 교체 희망 / 정전협정 기념일 유해 송환 기대”미국 정부가 대북제재 전선이 와해할 조짐이 나타나자 곤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북·미 간 후속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해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급기야 도널드 트럼프(얼굴) 대통령이 대북 협상이 지지부진한 데 대해 좌절감을 표시하기에 이르렀다.

트럼프 대통령은 6·12 북·미 정상회담이 끝난 뒤 "북한의 핵 위협이 더는 없다"고 주장하는 등 북한의 비핵화에 공개적으로 자신감을 보였다가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했다.

그가 북핵 문제 해결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측근들에게는 사적으로 좌절감을 표시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북한은 북·미 간 후속 협상 계획을 취소하고, 더 많은 금전적 보상을 요구하고 있으며 북·미 간 기본적인 대화 채널 가동도 거절하고 있다고 신문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이런 움직임에 노발대발하고 있다고 WP가 백악관 측근들과 국무부 등의 관리들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회담에 넋을 빼앗긴 상태로 매일같이 참모진에 협상 진행 경과를 물어보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정부 측은 북핵 협상이 진척되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로 북·미 고위급회담의 북한 측 대표인 김영철 조선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완고한 협상 스타일을 꼽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 6, 7일 세 번째로 북한을 방문했을 당시에 북한이 최소한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미군 유해 송환 문제에는 협조할 것으로 미국 측은 판단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 유해가 이미 돌아온 것처럼 발언한 상태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이뤄졌다.

김 부위원장은 그러나 유해 송환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버텨 미국 측 대표단이 분노했다.

미국 측은 이 때문에 폼페이오 장관의 상대역을 김 부위원장에서 리용호 외무상으로 교체해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WP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측이 버티기 작전으로 나오자 "북한과의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한국 석좌는 "트럼프가 당장 벗어나기는 쉽지 않다"면서 "최소한 중간선거 이후까지는 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비핵화 분야에서 진전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유해 송환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고 WP가 전했다.

미국은 정전협정 기념일인 27일에 북한이 55구의 유해를 송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