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號, 바레인 6대0 꺾고 첫 승 / 황의조·나상호 투톱… 3·5·2 전술 / 황인범 중원 지휘… 전반에만 5골 / 황희찬, 후반 추가시간 프리킥 골 / 금메달 사냥 향해 ‘쾌조의 스타트’슈팅 당 득점률 18.69%. 지난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며 37골을 폭발시킨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유벤투스)의 기록이다.

그의 라이벌인 리오넬 메시(31·FC바르셀로나) 역시 20% 내외. 그런데 이들과 필적하는 가공할 골 결정력을 과시하는 선수가 있다.

올 시즌 일본 J리그 26경기에 나와 63개의 슈팅만으로 14골을 넣어 슈팅 당 득점률 22.22%를 기록한 황의조(26·감바 오사카)다.

내로라하는 세계 골잡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활약을 펼쳤지만, 세간의 시선은 싸늘했다.

이전까지 A매치 경험이 11경기(1득점)뿐인데다 2018 러시아월드컵 멤버도 아닌 황의조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와일드카드로 발탁되자 김학범(58) 감독과의 K리그 성남 시절 인연을 문제 삼아 ‘인맥 축구’ 논란이 일었다.

일부에선 A매치의 적은 득점에 빗대 ‘황의족’이라는 원색적인 비난을 가했다.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황의조를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퇴출하라’는 글까지 올라와 비수를 꽂았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심기일전한 황의조가 마침내 비난을 찬사로 바꿔 놓으며 김학범호의 황태자로 거듭났다.

한국은 15일 인도네시아 반둥 시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13위 바레인과의 아시안게임 조별예선 E조 1차전에서 전반에만 3골을 넣어 해트트릭을 완성한 황의조를 앞세워 6-0 대승을 거뒀다.

황의조가 끊임없이 자신을 옥죄던 비난을 스스로 날려버린 한판이었다.

이날 김학범(58) 감독은 유럽 리그에서 뛰는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잘츠부르크), 이승우(베로나)를 선발 명단에서 제외한 3-5-2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투톱은 황의조와 함께 나상호(광주)가 섰고 허리엔 황인범(아산)이 전진 배치돼 중원을 진두지휘했다.

주요 공격자원의 체력을 최대한 안배하면서 사실상 1.5군으로 바레인을 요리하겠다는 자신감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바레인은 수비에 치중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초장부터 라인을 올려 공격적으로 맞불을 놨다.

기본 전력에서 앞서는 한국 입장에서 ‘화력’을 제대로 뽐낼 수 있는 멍석이 제대로 깔렸다.

간만의 A매치 골 릴레이에 황의조가 포문을 열었다.

황의조는 전반 17분 바레인 골문 앞 밀집 지역에서 김문환의 도움을 받아 전광석화 같은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한 방’을 넣고 뒷문을 잠글 심산이던 바레인을 사실상 무너트린 귀중한 골이었다.

이어 황의조는 전반 35분 팀 세 번째 골을 넣었고, 전반 막판에는 문전에서 골키퍼를 재치 있게 속이고 골을 성공시켜 대미를 장식했다.

김진야(인천)와 나상호의 추가골을 묶어 전반을 5-0으로 여유 있게 앞선 한국은 후반 들어 황희찬을 투입하고 이승우가 황의조와 교체돼 컨디션을 점검했다.

전열을 정비한 바레인의 밀집수비를 좀처럼 뚫지 못하던 한국은 황희찬이 후반 추가시간 얻어낸 프리킥을 오른쪽 골문 구석으로 넣으며 압승 분위기를 이어갔다.

첫 판을 가볍게 마무리한 한국은 오는 17일 말레이시아와 2차전을 치른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