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종전일, 야스쿠니 신사 가보니 / 2차대전 A급 전범 합사된 신사 / 40도 육박 무더위속 참배 이어져 / 구 일본군복 입고 총들고 행진도 / “위안부, 교과서서 빼라” 현수막 / 아베, 취임뒤 6년째 공물료 납부 / 여야 의원 50여명도 집단 참배 / 아베 ‘가해’ 침묵… 日王 “깊은 반성”"텐노 헤이카 반자이( 天皇 陛下 萬歲·천황 폐하 만세)"우리에게는 8·15 광복절 73주년인 15일 낮 12시1분, 1분간의 묵념 종료를 알리는 사이렌이 울리자 제2차 세계대전 A급 전범이 합사된 일본 도쿄 지요다구 야스쿠니(靖國)신사 곳곳에서 "텐노 헤이카 반자이"를 삼창하는 외침이 들렸다.

일본에서는 종전기념일로 불리는 이날 오전 체감 온도가 섭씨 40도에 육박하는 무더위 속에서도 일본 국민의 야스쿠니신사 참배가 이어졌다.

매서운 눈초리의 일부 우익단체 회원의 상의 오른쪽 주머니에는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명칭) 탈환’이라는 글귀가 선명했다.

다른 우익단체 회원들은 "난징(南京) 대학살(과) 종군위안부(일본군위안부의 일본식 명칭), 망국(亡國) 교과서(에서) 삭제하라" 등이 적힌 현수막과 깃발을 들고 행진했다.

종전 당시 20세였다는 93세의 노병은 시민들에게 게릴라전에 대해 연설하고, 구(舊) 일본군 군복을 입은 사람들이 총을 들고 행진하는 등 과거의 환영에 사로잡힌 모습이었다.

현 아키히토(明仁) 일왕은 내년 4월30일 스스로 퇴위하고 5월1일 나루히토(德仁) 왕세자가 즉위한다.

야스쿠니신사는 전후 73년의 일본이 헤이세이(平成·아키히토 일왕의 연호) 최후의 종전일을 맞았으나 역사 인식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현장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이날 시바야마 마사히코(柴山昌彦) 자민당 총재 특보를 통해 야스쿠니신사에 공물료를 납부했다.

시바야마 특보는 기자들에게 "아베 총리로부터 ‘참배하지 못해 죄송하다.선조들을 꼭 참배하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가 8·15에 야스쿠니신사에 공물(貢物)의 일종인 다마구시(玉串: 물푸레나무 가지에 흰 종이를 단 것) 대금을 낸 것은 2012년 12월 취임 이후 6년 연속이다.

아베 총리는 2013년 12월26일 야스쿠니신사를 직접 참배해 한국과 중국은 물론 미국 등의 반발을 불러온 적이 있다.‘다 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여야 의원 50여명은 야스쿠니신사를 집단 참배했다.

대중에게 인기가 많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의 아들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자민당 수석부간사장도 개별 참배했다.

아베 총리는 특히 지요다구 부도칸(武道館)에서 열린 전국전몰자추도식 추도사에서도 일본의 전쟁 가해 책임에 대해 침묵했다.

1994년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당시 총리 이후 일본의 역대 총리는 전몰자추도식에서 가해 책임을 언급해왔다.

아베 총리는 취임 후 6년 동안 한 번도 아시아 여러 나라에 대한 가해 책임과 반성을 언급하지 않았다.

반면 아키히토 일왕은 이날 추모식에서 "과거를 돌이켜보며 깊은 반성과 함께 앞으로 전쟁의 참화가 재차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2015년 이후 4년째 깊은 반성의 뜻을 표시했다.

도쿄=글·사진 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