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 "신분증 투입구에 주민등록증 또는 운전면허증을 넣어주세요. 본인 인증이 완료됐습니다." 서울 중구 남산타운 아파트에 마련된 신한은행 무인점포의 비대면 본인인증 절차 가운데 하나다.

기존 ATM(현금자동입출금기) 보다 조금 더 큰 규모의 무인점포는 별도의 직원 없이 화상상담전화와 바이오 인증 등을 통해 카드발급부터 예·적금 신규, 환전, 대출까지 지원한다.

점포에 들어가자 오른쪽 벽면에는 보안카드(OTP) 재발급 등 주요 업무에 대한 절차가 안내돼 있었고, 기기 첫 화면에는 이용 가능한 창구업무와 함께 무인점포 체험과 필요시 상담사와의 연결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제공됐다.

바야흐로 은행원 없는 은행시대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서울 중구 남산타운아파트에 마련된 신한은행 무인점포. 사진/백아란기자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국민·우리·기업은행 등 시중은행은 지점 효율화 차원에서 무인점포를 확대하고 있다.

PC와 스마트폰 등을 활용한 비대면 채널이 활성화됨에 따라 과거 은행 영업력을 상징하던 ‘점포’도 변신을 꾀하는 것이다.

무인화점포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는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2015년 무인 스마트 점포인 디지털키오스크(Your Smart Lounge)를 도입한 이후 전국 36곳에 스마트라운지를 배치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디지털키오스크와 ATM만 배치한 100% 무인점포도 내놨다.

기존에는 영업점 한 켠에 위치해 보완적 역할만 하던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간 셈이다.

100% 무인점포는 지난달 31일 문을 연 남산타운 아파트 점포와 판교 네이버 사옥에 마련됐으며, 이달 중 고려대학교 인근에도 추가로 오픈할 예정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무인화 점포’는 직원들이 근무하는 일반 지점을 신설하기 어려운 지역이나 기존지점 폐쇄지역에 대한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해 여러 개의 지점을 한 지점처럼 운영하는 커뮤니티 체계의 채널전략을 보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디지털 시대에도 오프라인 채널은 사라지지 않고 다양한 형태로 변모하게 될 것"이라며 "신한은행은 무인화 점포모델과 같은 다양한 유형의 점포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미래형 점포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부연했다.

국민은행 또한 디지털 금융을 강화하기 위해 무인점포를 늘리기로 했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 6월부터 강남역, 가산디지털종합금융센터 등 일부 영업점에 STM(스마트 텔러 머신)을 파일럿으로 운영해왔다.

STM은 기존 금융자동화기기(ATM)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지능형 자동화기기로, 신분증 스캔이나 손바닥 정맥 바이오인증, 화상상담 등을 통해 영업점 창구에서 가능한 업무를 고객이 직접 처리할 수 있다.

국민은행은 이달 말까지 전국 영업점 중 고객 디지털 금융 수요가 많은 곳을 선정해 총 30여대를 추가적으로 설치해 운영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2016년 말부터 비대면 채널인 ‘위비 스마트 키오스크(Wibee Smart Kiosk)’를 50여대 가량 운영하고 있으며, 노들역, 고려대 지점엔 무인 특화점포인 ‘위비 스마트브랜치’도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 씨티은행은 서교동지점을 '종이가 필요 없는 디지털 서비스 시범 점포'로 운영하고 있으며, 기업은행은 이르면 올해 하반기 무인점포를 모델로 한 디지털 비디오텔러점포(VTM)를 도입할 계획이다.

한편 은행권의 무인점포 확대 바람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비대면 금융에 대한 선호도가 커진데다 챗봇이나 무인점포 등을 활용한 채널의 수요도 많아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1분기 국내 인터넷뱅킹 서비스 이용현황'에 따르면 올 1분기 모바일과 PC 등을 통해 대출신청이나 자금 이체 등을 사용하는 건수는 하루 평균 1억853만건으로 조사됐다.

이는 직전 분기보다 14% 늘어난 수치로, 인터넷뱅킹 하루 평균 건수가 1억건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입출금 등 금융서비스 전달채널별로 보면 인터넷뱅킹 이용 비중은 46.2%를 차지한 반면 영업점 창구 이용 비중은 9.5%에 그쳤다.

은행 영업점 시간에 맞추기보다 모바일 등 비대면 거래를 더 많이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은행 한 관계자는 "(점포 축소에 대해) 당연히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며 "지금으로선 점포 통폐합이나 무인점포를 통해 효율화를 높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