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CEO(최고경영자)들이 디지털 금융을 외치며 혁신에 나서고 있다.

'셀프뱅킹'부터 페이퍼리스 환경 조성, 모바일 앱 개선 등으로 금융 환경이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다.

최근 금융권에서 집중하고 있는 것은 스마트 텔러 머신(STM) 등 무인 점포다.

STM은 기존 ATM을 업그레이드한 지능형 자동화기기로 신분증 스캔, 바이오인증, 화상상담 등을 통해 영업점 창구에서 가능한 업무를 고객이 직접 처리할 수 있다.

지점 방문이 줄어들고 있는 데다 자동화기기(ATM)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제한적인 만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셀프 뱅킹' 도입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신한은행은 직원 없이 디지털 키오스크와 ATM만 있는 무인화 점포를 확대하고 있다.

디지털 키오스크에서 계좌 개설, 체크카드 발급, 인터넷뱅킹 가입 등 대부분의 은행 업무를 처리하고, ATM을 통해 현금 입출금을 진행할 수 있다.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지난달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덩치 큰 시중은행 간의 경쟁은 물론 빠르고 유연한 인터넷 은행·핀테크 업체 등 새로운 도전자와 경쟁도 이미 시작됐다"며 "현실을 냉정히 진단하고 경쟁자가 앞선 부분이 있다면 배우고 따라잡아야 한다"며 디지털 역량을 강조했다.

신한은행과 함께 무인점포에 빠르게 발을 들였던 우리은행 역시 '위비 스마트 키오스크'라는 이름의 STM을 운영하고 있다.

대학가 등 젊은 층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서는 무인 특화점포인 '위비 스마트 브랜치'가 운영되고 있다.

손태승 우리은행장도 하반기 주요 전략 중 하나로 '디지털 금융 선도'를 내세웠다.

손 행장 취임 후 차세대시스템이 도입되면서 디지털 금융 기반이 마련됐는데, 이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민은행도 STM 확대를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하반기 중점 과제로 '디지털 뱅킹'을 꼽기도 했다.

허 행장은 지난달 정기 조회사를 통해 "온라인과 비대면 채널을 확대하는 수준을 넘어 인력과 프로세스, 문화 등 조직 전체에 걸쳐 디지털라이제이션이 추진돼야 한다"며 "KB가 국민의 첫 번째 디지털 금융 파트너가 되는 것은 절체절명의 생존 전략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기업은행도 이르면 하반기 중으로 '셀프뱅킹' 시스템인 디지털 비디오 텔러(VTM)를 도입할 계획이다.

VTM 역시 바이오 인증이나 화상상담을 통한 본인 인증 후 스스로 업무를 처리하는 '셀프뱅킹'이다.

입출금부터 대출, 예적금 가입, 통장과 신용카드 발급 등 창구업무 90%가량을 고객이 스스로 처리할 수 있다.

김도진 기업은행장은 '금융 환경' 변화에 맞춘 완전한 변신을 주문한 바 있다.

김 행장은 지난 1일 창립 57주년 기념식에서 "고객별 디지털 경로를 세심히 분석하고 디지털 환경에서 불편한 점을 우선적으로 살펴야 할 때"라며 "최고의 스마트뱅킹과 온라인 브랜치, 고객 스스로 창구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셀프뱅킹' 도입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하나은행은 지난달부터 종이 없는 영업점 '하나 스마트 창구'를 운영하고 있다.

'하나 스마트 창구'는 영업점에 비치된 태블릿PC를 통해 예금, 펀드, 신탁, 외환, 대출 등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상품 이용 시 작성해야 하는 318종의 문서를 전자 서식으로 구현했으며, 1700여 개의 상품 가입이 가능하다.

함영주 하나은행장은 "하나 스마트 창구의 도입으로 업무 효율성 및 손님의 편의성을 향상하고 소비자 보호를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됐다"며 "디지털 금융 선도은행으로서 앞으로도 손님의 기쁨을 위한 시스템 개선에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농협은행은 모바일 앱을 중심으로 디지털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농협은행은 올해 말 출시를 목표로 통합 앱을 준비하고 있다.

기능이 중복돼 사용 빈도가 떨어지는 앱은 없애고, 주요 기능을 하나의 앱으로 통합해 내놓을 계획이다.

농협금융지주는 한 번의 앱 인증으로 은행을 비롯해 전 계열사를 자동 로그인할 수 있는 통합 인증 체계도 구축할 계획이다.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디지털 경쟁력 확보는 조직의 생사가 걸려있을 만큼 중요한 아젠다라 생각한다"며 "모든 구성원이 데이터에 기반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농협금융 통합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