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청원에 입장 밝혀 / “시대 안맞는 축산법 정비 검토” / 가축서 제외땐 식용 사육 불법 / 여론조사선 식용금지 반대 우세 / “개인 취향까지 靑이 간섭” 비판도청와대가 10일 개를 가축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 정비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사실상 개고기 식용을 법적으로 금지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인 만큼 만만찮은 후폭풍이 예고된다.

지난 6월1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축산법상에 규정된 가축에서 개가 제외되면 개 도살이 불법이 되고, 보신탕도 사라지게 된다.20만 명의 서명달성이 절실하고 절박하다.주인에 의한 죽음의 순간에도 살려주리라는 믿음으로 꼬리를 흔드는 이 가여운 아이들을 외면하지 말아주세요!!"라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왔다.

글쓴이의 바람대로 이 청원 글은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며 한달 간 21만4634명이 동의하며 청와대 참모진의 답변 기준인 20만을 넘겼다.

10일 최재관 청와대 농어업비서관은 청와대 SNS 방송인 ‘11시50분 청와대입니다’에 출연해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농장에서 기르는 동물을 가축으로 정의한 기존 제도가 시대에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면서 "지금의 가축법은 정부가 식용견 사육을 인정하는 것으로 오해를 받을 수 있다.축산법 관련 규정 정비를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최 비서관은 개 식용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가 개를 가축에서 제외하는 것을 검토하는 이유 중 하나임을 언급했다.

한국리서치의 지난 2004년 설문에서는 국민 10명 중 9명에 가까운 89.5%가 보신탕 판매를 금지할 필요가 없다고 답했으나, 2018년 한 동물단체의 조사 결과에는 불과 18.5%만 식용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 비서관은 "지난 1월 한 동물보호단체 조사에 의하면 ‘최근 1년간 개고기를 먹어본 적이 있다’고 답변한 사람이 18.8%였다.개고기 식용이 보편적인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여전히 개 식용을 법으로 금지하는 것에 대해선 반대가 더 높은 상황이다.

지난 6월 리얼미터의 설문조사 결과 개 식용 찬성은 39.7%, 반대는 51.5%로 드러났다.

최 비서관은 "종사자들의 생계 대책도 살펴봐야 한다.사회적 논의에 따라 단계적으로 제도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마침 전면 금지법을 비롯해 관련 법안들이 국회에 발의되어 있는 만큼 관련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정부도 필요한 논의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청와대의 답변을 두고 일각에서는 ‘이게 청와대까지 나서야하는 일이냐’, ‘개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의 취향은 고려대상이 아닌가’ 등의 지적도 제기됐다.

직장인 김모(32)씨는 "나는 개고기를 먹진 않지만, 다른 사람이 먹는 것을 반대하진 않는다.개고기를 먹든 안 먹든 그것은 개인의 자유 아닌가. 청와대가 개인의 식성, 취향을 법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지나치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개고리를 먹는 사람들이 줄어들었음에도 개 고기 식용을 법으로 금지하는 것에는 반대하는 이유가 높은 것도 ‘개고기 반대론’에 대한 비판의식이 기저에 있다는 지적도 있다.

‘개가 불쌍하기 때문에 개고기를 먹지 말자면 왜 소나 돼지, 닭은 불쌍하지 않느냐’며 개고기 반대론자들의 이중성을 꼬집는 것이다.

대학생 박모(27)씨는 "동물단체들의 논리를 보면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개는 불쌍해하면서 여타 다른 동물들은 불쌍하다고 여기지 않는지 모르겠다.반려견 인구가 1000만명이 넘었다고 해도 아직은 비반려견 인구가 더 많은 건데, 비반려인 중 일부의 식성이나 취향은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엔 국내 동물단체가 개고기 반대 집회나 시위를 이끌고 있지만, 과거엔 외국 단체가 주도했다.

여전히 외국 단체들은 반려동물인 개를 식용하는 것을 비판하고 있다.

이를 두고 ‘외국에서 우리 고유의 다른 문화를 싫어하면 그것도 반대할 것인가’ 등의 비판도 있다.

직장인 서모(36)씨는 "개고기는 조선시대에도 보양식으로 즐겼던 전통음식이다.장려까진 아니더라도 법으로까지 금지할 필요가 있나 싶다.외국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