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무차별 '폭격'에 세계 금융시장 '출렁'미국의 대 경제제재 강화로 터키와 러시아, 이란의 금융시장은 물론 유럽과 아시아 금융시장까지 출렁이고 있다.

반면 달러화는 ‘나홀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경제 제재를 새로 받게 됐거나 받고 있는 터키와 러시아, 이란 금융시장이 줄줄이 요동치고 있다.

미국의 제재 강도가 높아지거나 장기화할 경우 경제위기로 번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유럽중앙은행(ECB)은 10일 "터키 리라화 가치 하락이 유럽 은행의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10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터키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가제재를 부과하자 터키리라화가 폭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로 추가제재를 알린 10일(현지시간) 오후 리라화는 전날 마감 환율 대비 23% 급등한 6.8703리라까지 치솟았다.

터키는 최근 미국인 목사 장기 구금, 이란 제재 불참, 관세 보복, 시리아 해법 이견 등으로 미국과의 반목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러시아 금융시장 역시 미국의 경제 제재에 출렁이고 있다.

러시아는 영국에서 전직 이중간첩을 신경작용제로 암살하려 했다는 혐의와 관련해 미국의 추가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달러당 루블 환율은 67루블을 넘어서며 2016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러시아 10년 만기 국채 금리 역시 10일 연 8.2%로 뛰어올라 지난해 3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향후 러시아 정부가 "보복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맞서면서 향후 시장은 더욱 얼어붙을 전망이다.

향후 러시아산 상품수입 제한을 포함한 추가 제재가 가해지면 상황이 악화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터키 발 금융 불안은 신흥국 시장은 물론 유럽 금융시장에도 전이되고 있다.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유럽중앙은행(ECB) 산하 단일은행감독기구(SSM)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스페인 BBVA, 프랑스 BNP파리바 등 터키에 투자를 많이 한 일부 유럽 은행들이 리라화 급락에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보도한 후 달러·유로 환율은 유로당 1.1432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유로 대비 달러가 1.15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13개월만이다.

유로화 가치 급락으로 아시아 시장도 출렁이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7원 급등한 1,128.9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이는 종가 기준 지난달 24일(1,135.2원) 이후 최고치다.

한편 달러화는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뉴욕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의 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6.09로,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올해 들어서만 4.6% 상승했다.

박미정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미중 관세전쟁과 함께 미국의 대 이란, 터키, 러시아 제재가 이어지면서 지정학적 요인이 신흥국 금융시장에 새로운 불안요인으로 부각됐다"면서 "아르헨티나, 터키 등 취약국의 금융불안에 이어 미국 대 중국.러시아와의 갈등 확대는 신흥국 전반의 투자심리 회복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라윤 기자 ry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