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세계-게임 속 남성혐오②] 여전한 게임업계 대응게임업계는 지금까지 고속 성장을 하며 대한민국 산업을 이끄는 한 축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고속성장에는 언제나 그늘이 있다.

게임 속 메갈리아 논쟁은 대부분 수익과 직결되는 사용자들의 반발로 인해, 논란이 된 작가들의 일러스트를 삭제하고 심지어는 이들의 교체로 이어졌다.

논쟁이 시작은 2016년 넥슨이 자사 온라인게임 ‘클로저스’ 제작에 참여한 성우 김자연씨가 ‘메갈리아’ 후원 티셔츠를 입은 사진을 올렸다는 이유로 캐릭터 음성을 교체한 ‘넥슨사태’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김씨 뿐만 아니라 그의 입장을 지지한 동료들과 웹툰 작가들까지 각종 악플, 인신공격에 시달려야 했다.

넥슨은 당시 "게임 이용자들이 게시판을 통해 항의해 왔고 우리(게임사)로서는 이용자들의 동향에 민감하게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2년이 지난 지금도 업계에서 메갈리아 등 논란이 된 작가나 성우들에 대한 대우는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 4월 컴투스, 플레로게임즈 등 게임업체들은 ‘사커 스피리츠’ ‘여신의 키스’에 참여한 작가에 대한 논란이 발생한 이후 해당 작업물을 교체했다.

컴투스는 ‘사커 스피리츠’의 캐릭터 스킨 ‘절망에 피는 꽃 세라(애쉬)’를 삭제 처리했는데 이는 해당 스킨의 제작에 참여한 작가의 남성 비하적 가치관이 유저들의 반발을 샀기 때문이다.

플레로게임즈도 ‘여신의 키스’ 트레일러 영상에 삽입된 일러스트에 대한 문제제기가 발생하자 이를 삭제하기로 했다.

게임업체들이 이처럼 게임 속 메갈리아나 워마드 등 남녀간 갈등 문제에 대해 민감하게 나오며 빠르게 대처하는 것은 수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앞서 게임을 제작하는 작가들이나 성우들의 여성우월주의나 메갈리아 활동 등을 문제 삼는 남성 사용자들은 게임의 불매 운동에 나선 적도 있다.

지난 3월 온라인 게임 ‘트리 오브 세이비어’를 운영하는 김학규 IMC게임즈 대표는 홈페이지 게시판에 이 게임의 작가 A씨와 면담한 결과를 올렸다.

게임 제작에 참여한 A씨가 SNS 계정에 ‘한남(한국 남성을 비하하는 말)’이라는 표현이 담긴 글을 공유했다는 항의가 접수됐기 때문이었다.

김 대표는 "면담 결과 A씨는 메갈리아의 주장이나 가치에 동의하지도 않고, 그런 활동에 동참한 적도 없는 평범한 사람"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게임 이용자들은 회사의 해명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들은 "A씨와 계약을 해지하지 않으면 게임을 이용하지 않겠다"는 항의를 계속했다.

게임 업체들은 수많은 인력과 시간을 들여 만든 게임이 사장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문제되는 콘텐츠를 삭제하지만, 이는 또 다른 폭력이라는 지적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게임은 일반 대중에게 사랑받기 보다는 커뮤니티를 통해 유저들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는지가 중요하고 이는 곧바로 수익으로 직결된다"면서도 "게임과 콘텐츠의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개인인 개발자의 생각이나 성향을 문제 삼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