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권 논쟁 22년만에 마침표 / 소련 해체 이후 경계 놓고 충돌 / 석유 500억 배럴 등 자원 풍부 / 러 “해저자원 각국에 분할될 것” / 호수 주장한 이란 “더 논의해야”카스피해 법적 지위 논쟁이 22년 만에 일단락됐다.

AFP통신 등은 12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악타우에서 열린 ‘카스피해 연안 5개국 정상회의’에서 카스피해의 법적 지위에 대한 협약이 합의됐다고 보도했다.

카스피해 연안 5개국은 아제르바이잔, 이란, 카자흐스탄, 러시아, 투르크메니스탄이다.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해안선으로부터 15해리까지는 영해, 영해 밖 10해리까지는 배타적 조업수역으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상세한 합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협약은 새로운 시대를 여는 중요한 합의"라며 당사국 사이에 군사적 협력을 확대하자고 촉구했다.

육지에 둘러싸인 내해인 카스피해는 석유 500억배럴과 천연가스 8조4000억㎥가 매장된 것으로 추산된다.

최고급 ‘벨루가 캐비어’ 산지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옛 소비에트 연방이 해체된 뒤 카스피해를 둘러싼 5개국은 해상 경계를 놓고 충돌해 왔다.

카스피해를 ‘바다’로 볼지, ‘호수’로 볼지에 따라 국제 법규 기준도 다르고, 각국 사이 경계도 그에 따라 달라지게 돼 논쟁은 계속됐다.

이란은 카스피해가 법적으로 ‘호수’라고 주장하며, 호수를 공유하는 국가 사이에 적용되는 원칙대로 5개국이 동등하게 권리를 배분하거나 사업을 공동으로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아제르바이잔을 비롯한 3개국은 명칭에 명백히 드러나듯 카스피해는 역사적으로 ‘바다’였다며 반대했다.

그리고리 카라신 러시아 외교차관에 따르면 이번 협약은 카스피해를 기본적으로 ‘바다’로 규정하고 있다.

협상을 주도한 러시아 대통령실은 카스피해 대부분이 공동수역으로 관리되고 해저자원은 각국에 분할된다고 설명했다.

카스피해를 ‘바다’로 규정했기 때문에 그동안 ‘호수’라고 주장해온 이란이 이번 협상에서 제 몫을 챙기지 못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란은 이번 합의가 법적 지위에 관한 합의일 뿐 구체적인 권리 조정과 경계 획정은 더 논의할 부분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선형 기자 linea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