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 혐의로 수감 중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73) 전 브라질 대통령이 오는 10월 대통령 선거에 나서기 위해 공식 후보로 등록했다.

룰라 전 대통령의 ‘옥중 출마’가 현실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선거 업무를 총괄하는 브라질 연방선거법원은 룰라 전 대통령을 포함해 각 정당의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예비후보 13명이 공식 후보 등록을 마쳤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올해 대선 후보 수는 1989년 대선(22명) 이후 29년 만에 가장 많다.

룰라 전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중도 브라질사회민주당(PSDB)과 대결 구도를 그릴 것으로 보이는 좌파 노동자당(PT)의 후보로 나선다.

교육장관과 상파울루 시장을 지낸 페르난두 아다지가 부통령 후보로 등록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후보 등록 직후 노동자당이 공개한 서한을 통해 "나는 죽지도 않고 후보를 포기하지도 않을 것이며 모든 정치적 권리를 인정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동정이 아니라 정의를 바란다"며 "나의 존엄을 석방과 바꾸지 않겠다"고 말해 대선 출마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룰라 전 대통령의 지지자 1만여명은 이날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집회를 열고 ‘룰라 석방’을 외치며 연방선거법원까지 행진했다.

브라질에서 사상 첫 좌파 정권을 탄생시키며 2003년부터 2010년까지 재임한 룰라 전 대통령은 과감한 중도실용 노선으로 경제를 회생시키며 사랑받았다.

그러나 퇴임 후 뇌물수수 등 부패 혐의로 1심에서 징역 9년6개월, 2심에서 12년1개월을 선고받고 지난 4월부터 수감 중이다.

법조계에서는 연방선거법원이 실형을 선고받은 정치인의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법령인 ‘피샤 림파’(Ficha Limpa·깨끗한 경력)를 적용해 룰라의 대선 출마를 막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카르멘 루시아 연방대법원장도 지난 13일 ‘피샤 림파’ 지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연방선거법원은 오는 9월17일까지 후보 자격을 심사해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며, 이 과정에서 각 정당은 후보를 교체할 수 있다.

노동자당은 룰라의 출마가 막히면 아다지 전 시장으로 대통령 후보를 교체하고, 브라질공산당(PC do B)의 마누엘라 다빌라 리우데자네이루 주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내세우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국정 기자 24hou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