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적립기금이 현 제도대로 유지되면 2042년 적자로 돌아서고 2057년 바닥날 것으로 전망됐다.

유례 없이 심각한 저출산고령화와 경제성장률 둔화의 영향으로 2013년 3차 국민연금 재정추계 때보다 고갈시점이 3년 빨라졌다.

기금이 고갈된다고 해서 연금제도가 망해 이후부터 연금을 못 받게 되는 것은 아니다.

지금처럼 적립금을 활용해 주는 것이 아니라 건강보험처럼 매년 걷어 그해 지출하는 형태로 지급 방식이 바뀔 뿐이다.

연금 제도를 오래 전에 도입해 진작에 기금 고갈 문제를 겪은 미국, 영국, 독일 등 선진국들은 그때그때 걷어 쓰는 형태로 연금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이 같이 바뀌면 노인이 늘고 젊은이가 줄고 있는 인구 변화의 영향으로 향후 후세대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기금 고갈 시점을 늦추기 위한 연금 개혁이 필요한 이유다.

보건복지부 자문기구인 국민연금 재정추계위원회는 2003년부터 5년마다 실시하며 4번째를 맞은 ‘4차 국민연금 재정추계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기금적립금은 2041년 1778조원으로 정점에 이른 뒤 다음 해부터 보험료 수입과 기금투자 수익을 합한 총수입보다 연금급여 지출이 커져 적자가 발생할 전망이다.

이후 지출액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15년 뒤인 2057년 기금이 모두 소진된다.

가장 큰 원인은 인구 고령화다.

2017년 기준 65세 노인인구는 707만6000명으로 전체인구(5144만6000명)의 13.8%지만 2050년이면 전체의 38.1%(1881만3000명)로 급증한다.

연금보험료를 내는 생산가능인구보다 연금을 받는 수급자 수가 더 많아진다.

현행 보험료율(9%)을 계속 유지하다가 당장 기금이 고갈돼 그때그때 걷어서 주는 형태로 바뀌면 2060년대의 연금 가입자들은 26.8%의 보험료를 부담해야 할 것으로 추계됐다.

재정추계위 등 국민연금 자문위원회는 후세대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두 개의 개혁안을 제시했다.

첫번째는 2028년까지 40%까지 내리기로 한 소득대체율을 내년부터 45%로 고정하고 보험료율을 2%포인트 즉각 올리는 것이다.

‘용돈 연금’ 문제를 개선하면서 재정 안정을 높이려는 계획이다.

두번째는 소득대체율을 40%로 둔 뒤 보험료율을 2029년까지 4.5%포인트 단계적으로 높인다.

연금 수급연령도 2043년까지 67세로 상향한다.

이에 대해 류근혁 복지부 연금정책국장은 "위원회의 안은 자문안으로 이를 토대로 많은 과정을 거쳐 정부안을 만들 것"이라며 "정부안도 하나의 대안으로 국회 논의 과정에서 최종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다음달 말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을 마련해 10월까지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