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시장이 불티나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잘 팔리는 수입차'였던 BMW가 연일 화재 사고로 인해 사회적인 논란으로 불거지자 BMW 차량의 중고차 시세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더욱이 17일 온라인 중고차 견적비교 사이트 '헤이딜러'에서 리콜 대상 차량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고 하고 있는 'BMW 520d(6세대 F10)'의 이날 평균 시세가 정부의 운행정지 검토 발표 전후 열흘만에 14% 떨어진 2502만 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하며 BMW 차량에 대한 중고차 가격 문의가 끊이질 않고 있다.

이에 오프라인 중고차 매매 시장 분위기를 살펴보기 위해 이날 오후 '중고차의 메카'로 불리는 경기도 부천시 송내동의 중고차 매매단지 오토프라자를 찾았다.

'BMW 520d 차량의 전시장 입차를 금합니다'라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는 단지 입구에 들어서자 주차장을 가득 매운 차량들과 판매를 요청하고 있는 차주들, 이들을 응대하는 딜러들, 중고차 가격을 문의하러 온 소비자들이 붐볐다.

한 30대 초반의 남성은 오히려 지금이 저렴한 가격에 BMW를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찾아왔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다른 30대 남성도 이번이 적기일 것 같아 와봤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이 같은 소비자들의 기대감은 사실일까. 단지 내에서 만난 중고차 딜러 A씨에게 "BMW 중고차 시세가 떨어졌다는 데 지금 사는 게 적기일까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글쎄요"였다.

딜러 A씨는 "지금 구매 자체가 안되실 거예요"라며 "다른 차들도 많은데 지금 BMW 논란이 있다고 해서 그 차만 딜러들이 손해보면서까지 판매할 이유가 없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저도)지난달에 BMW 차량을 1대 팔긴 했지만 그 사건(BMW 화재 및 리콜 논란) 이전에 계약을 완료해놨던 물량이에요"라며 "판매를 해달라는 차주분들은 늘었지만 저희 입장에서도 해당 건을 진행하기 곤란한 상황이죠. 추이를 좀 지켜보는 거죠"라고 말했다.

단지 내에서 한 차주와 전화 통화하고 있던 딜러 B씨도 같은 견해를 내놨다.

딜러 B씨는 "요즘 BMW 차주분들이 자기차를 팔아달라는 문의 전화가 많이 오긴 하는데 저희 입장에서도 상황을 좀 지켜보자고 말한다"며 "사태가 일단락되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딜러들과 차주들이 사태에 피로감을 느껴 시장에 물량이 확 풀릴 수도 있으니 구입을 원하시면 기다렸다가 2~3개월 후에 사시는 게 나을 거다.최대 800만 원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고차를 시장에 판매하려면 판매를 요청한 차주와 해당 가격으로 판매하겠다고 계약한 딜러의 입장이 맞아떨어져야 가격의 재설정이 가능하다.

이에 딜러와 차주들의 이해관계가 성립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당장 중고차 시장에서 저렴한 BMW 물량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답변으로 해석된다.

다만 BMW 520d를 포함한 BMW 차량들이 사회적 논란으로 인해 시세가 떨어질 기미를 보이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시사한 것이다.

중고차 매매사업을 하는 SK엔카도 유사한 대답을 내놨다.

SK엔카 관계자는 "이슈가 발생하면 중고차 시세가 급변하지만 실제 시세에 반영되기까지는 통상 2~3개월이 걸린다"며 "현재로서는 520d 모델 등 BMW 차량의 중고차 시세의 큰 변화는 없지만 논란 여부에 따라 상황이 바뀔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16일 오후 8시 서울 광진구에서는 BMW 차량에서 또 불이나며 사태의 심각성을 더했다.

특히 이날 화재가 난 차량은 2014년식 'BMW GT 30d xDrive'였으며 이달에 BMW코리아의 긴급 안전 진단을 마친 차량이었다.

국토부는 이번 화재를 BMW서비스센터의 부실 진단으로 파악하고 안전진단을 철저하게 실시할 것을 강력 촉구했다.

이에 대해 BMW코리아 관계자는 "작업자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검토중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