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진영 기자] 보험개발원이 첨단안전장치를 장착한 자동차의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연구 작업을 1년째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시민단체에서 보험개발원이 보험료 할인 연구에 활용하는 차대번호 등이 개인정보에 해당된다며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보험개발원은 지난해 9월 첨단안전장비의 장착에 따른 손해율을 분석해 보험료를 할인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지만, 시민단체의 반대로 추가 연구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보험개발원은 안전장치장착 차량에 대해 보험료를 할인하라는 국토교통부의 권고에 따라 전방충돌경고장치, 자동비상제동장치, 차선이탈경고장치, 차선이탈방지장치, 사각지역 감시장치, 후방카메라 등 12가지 첨단 안전장치의 사고위험도를 손해율 차이로 평가하고 할인율을 반영하는 연구를 완료했다.

이 과정에서 보험개발원은 연구 목적으로 안전장치 장착 차량의 차대번호를 국토부의 승인아래 제작사로부터 제공받아 빅데이터로 만들었다.

그 결과 조합형태에 따라 2.7~12.6%의 자동차보험료 할인요인을 마련했고, 현재 일부 보험사에서 이를 적용하고 있다.

보험개발원은 해당 연구를 토대로 안전장치를 부착한 차량의 사고율과 추가로 개발되는 안전장치 등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 보험료 할인 요인을 제공하려했으나, 빅데이터화 과정에서 금융보안원에 의뢰한 개인정보 비식별조치가 시민단체로부터 고발조치 되며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당시 참여연대 및 진보네트워크센터 등 시민단체는 보험개발원과 금융보안원을 비롯해 개인정보의 비식별화와 관련된 약 20여개 업체를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법, 신용정보보호법 등의 위반으로 고발했고 현재까지도 검찰조사가 진행중이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당시 정부가 마련한 개인정보 비식별조치 가이드라인에 따라 개인정보 등을 활용하거나 가공한 업체들이 고발 대상이었다"라며 "비식별조치 자체가 법적인 근거가 없기 때문에 가이드라인에 따른다고 해도 개인정보를 침해하게 된다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공익적 측면에서 개인정보를 통해 가치를 창출할 가능성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지만 보호 체계를 갖추고 신뢰를 구축하고 있는 상태에서 이뤄져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비식별화를 담당했던 금융보안원은 보험개발원이 활용한 정보가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한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금융보안원 관계자는 "보험개발원이 연구에 필요로 했던 차대번호는 차량번호와 달리 개인정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 않은 정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시 모를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비식별조치를 의뢰했다가 다른 기업들과 같이 고발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보험개발원은 최신화 되고 있는 자동차들의 손해율과 보험료 요율을 적용시키기 위해서는 해당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시기별로 안전장치 장착 차량의 사고율을 보험사에 제공해 이를 근거로 지속적인 보험료 할인 등 효과를 기대했던 것"이라며 "자동차 업계의 발전으로 안전장치가 장착된 차량들이 늘어나고 앞으로 새로운 안전장치들도 개발될 것을 감안하면 중요한 연구"라고 말했다.

보험개발원은 첨단안전장치 부착 차량의 할인율 연구를 1년째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사진/뉴시스 양진영 기자 cam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