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한 달간의 삼양동 옥탑방 생활을 마치면서 일종의 강북 맞춤형 종합개발계획을 발표했다.

박 시장은 19일 오후 2시 서울 강북구 강북문화예술회관에서 정책발표회를 갖고, 강북지역 주민들에게 ‘서울균형발전계획’을 내놨다.

박 시장은 "강남과 강북간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어떻게 평평하게 만들지 고민했다"며 "지금부터는 획일적이고 기계적인 재정 분배가 아닌 강북에 집중적으로 예산을 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박 시장은 ‘골목’과 ‘마을’을 중심으로 한 분야별 세부계획을 발표했다.

강북 중심의 교통 인프라 확충 우선 시는 강북의 열악한 교통 환경을 감안해 비강남권 도시철도 인프라를 확충한다.

당초 민자사업으로 계획됐지만 낮은 경제성 때문에 추진이 지연됐던 ▲면목선▲우이신설 연장선▲목동선▲난곡선 등 4개 노선의 도시철도 사업을 재정사업으로 전환한다.

시는 올해말 발표 예정인 ‘제2차 서울시 10개년 도시철도망구축계획’에 이를 반영하고, 오는 2022년 이내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보행약자를 위한 경사형 모노레일 등 새로운 교통수단 도입도 검토한다.

박 시장은 "어르신들을 위한 맞춤형 교통수단으로 다니시기 편하게 만들겠다"며 "모노레일은 향후 관광코스까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가장 많은 민원사항 중 하나인 주차난 문제도 적극 해결한다.

박 시장은 "자동차를 줄이고 보행친화도시로 바뀌려면 굳이 소유하지 않아도 필요할 때 사용가능한 공유경제가 필요하다"며 "강북에 공유차량 이용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공공시설에 ‘나눔카 우선주차구역’ 설치를 의무화하고, 부족한 주차공간은 시비를 투입해 공영주차장을 확대하거나 가로변의 여유공간을 활용할 예정이다.

빈집 1000호 매입, 청년·신혼부부 주거문제 해결 주거환경과 관련해서는 저층주거지의 72%를 차지하는 노후주택과 인근 낙후된 주거환경을 정비한다.

이를 통해 청년과 신혼부부 유입을 이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구체적으로 오랜 기간 방치된 빈집을 매입해 청년 중심의 창업공간을 조성하고, 청년주택과 커뮤니티 시설을 활용한 ‘빈집 활용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시는 오는 2022년까지 총 1000호를 매입해 청년·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주택 4000호를 공급한다.

박 시장은 "이는 청년들의 주거문제 해결, 일자리 창출, 지역사회 발전이라는 1석 3조"라고 설명했다.

생활상권 프로젝트 가동 경제 분야에서는 선순환 경제 생태계를 구축한다.

이를 위해 마을 단위의 생활상권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예를 들어 도시재생이나 집수리 사업을 시행할 때 외부 업체에 맡기는 방식이 아닌 지역 내 집수리 협동조합과 같은 사회적 경제주체에 우선권을 부여한다.

여기서 발생한 이익은 지역으로 돌아가도록 만드는 방식이다.

박 시장은 "지역 사업을 지역주민이 하면 돈이 밖으로 나가지 않고 지역사회에 유보된다"며 "자연스레 구멍가게, 철물점, 전파상 등이 동네로 돌아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생활상권 프로젝트를 시작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끈다.

시는 전통시장을 중심으로 지원이 절실한 소상점가까지 지원 범위를 확대하고, 2030 서울생활권계획과 연계한 상업지역 지정도 내년부터 본격 추진한다.

앞서 시는 상업지역 지정가능 물량(총 134만㎡)을 동북권(44%, 59만㎡)과 서남권(30%, 40만㎡) 중심으로 배분을 완료했다.

교육·문화·돌봄 양극화 해소 시는 강남권에 비해 열악한 교육·문화·돌봄 인프라도 구축한다.

서울 소재 대학교 대부분이 비강남권에 위치한 점을 활용해 대학과 주변 고등학교를 연계한 교육·진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내년에 우선적으로 4개대학(고려대, 광운대, 세종대, 중앙대)에서 시범 운영한다.

또 매년 30개 학교(2022년까지 총 120개교)에 스마트패드, 3D프린터 같은 스마트기기를 지원하고, 매년 27개 초등학교(2022년까지 총 108개교)에 ‘문화예술활동을 위한 전용 교실’을 설치한다.

체육관이 없는 동북권 29개 학교에도 체육관 설치를 완료한다.

박 시장은 "강북을 청년의 도시로 만들고자 한다"며 "강북에 아이키우기 좋은 시설을 집중 건설하겠다"고 약속했다.

시는 신규 돌봄시설의 90% 이상을 비 강남권에 배치한다는 원칙 아래 연령대별 돌봄시설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오는 2022년까지 ▲영유아 열린육아방 373개 ▲국공립어린이집 489개 ▲우리동네 키움센터 357개를 설치하고, 강북권에 ‘어린이전문병원’을 신설한다.

주요 시설 이전·별도 예산 편성 시 공공기관의 강북이전도 함께 추진된다.

서울주택도시공사를 비롯해 서울연구원, 인재개발원이 우선 검토 대상이다.

박 시장은 "강남 핵심지역에 위치했지만 주변 지역과의 연계성이 떨어지는 공공기관을 강북으로 이전시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별도 추진단(TF)은 연내 이전 대상 기관을 확정 발표한다.

아울러 1조원 규모의 예산을 별도로 조성해 균형발전 재원으로 활용한다.

내년 1월에는 지역균형발전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균형발전담당관을 기획조정실 내 신설한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500여명의 지역주민들이 참석해 박 시장을 배웅하며 삼양동 주민증과 박 시장 한 달간의 모습을 담은 앨범, 공예작품을 선물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삼양동이 바뀌어야 세상이 바뀐다"며 "삼양동의 변화를 시작으로 강북구와 서울의 변화를 이끌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잔혹한 각자도생의 세상을 끝내고, 99대1의 사회를 바꾸겠다"고 덧붙였다.

박원순 서울시장 부부가 19일 오전 서울 강북구 삼양동 옥탑방을 떠나며 주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