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식 시장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삼성·SK·LG·현대차 등 4대그룹의 시가총액이 70조 원 가까이 증발했다.

대내외 이슈로 주식 시장이 주춤한 데다 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과도하게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4대 그룹 계열사 57곳의 시가총액 합계는 약 732조4000억 원(17일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말 801조3000억 원보다 68조9000억 원 줄었다.

같은 기간 전체 상장사의 시총이 127조4000억 원 감소했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이 4대그룹에서 빠져나간 것이다.

삼성그룹의 시총이 가장 많이 쪼그라들었다.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물산 등 우선주를 제외한 삼성그룹주 16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434조1000억 원으로 지난해 말(475조1000억 원)보다 41조 원(8.7%) 감소했다.

SK그룹 계열사의 시총은 122조2000억 원으로 지난해 말 126조9000억 원에 비해 4조7000억 원 감소했다.

SK하이닉스에서만 1조5000억 원 줄었고, SK 등도 뒷걸음질 쳤다.

같은 기간 LG그룹주 시총은 103조4000억 원에서 89조3000억 원으로 14조1000억 원 줄었다.

현대차그룹주의 시총은 지난해 말 95조8000억 원에서 9조 원가량 감소한 86조8000억 원이다.

업계 안팎에서 가장 집중하는 부분은 삼성전자 주가의 회복 여부다.

대장주인 삼성전자 주식이 코스피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 안팎으로 주가 흐름에 따라 코스피 시장 자체가 움직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시총은 283조 원으로 작년 말보다 46조 원이나 줄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이어지자 하락장에서 벗어나지 못하다 지난 16일에는 장중 4만37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찍었다.

지난 5월 50대 1의 액면분할을 통해 국민주로 거듭났지만, 기대와 달리 효과를 보지 못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주가를 두고 증권사들의 시각은 엇갈린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멘텀 약화에 대한 우려는 주가에 충분히 반영돼 있다"면서도 "반도체 업황 둔화와 스마트폰사업의 수익성 둔화 우려로 주가의 추세적인 상승은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가 주가에 지나치게 반영됐고, 중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반도체 업황은 코스피 시가총액 2위에 자리 잡고 있는 SK하이닉스의 주가에도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SK하이닉스 또한 반도체 업황 우려로 시총이 작년 말보다 1조5000억 원 감소한 54조 원을 기록했다.

최도연·임지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의 주가는 D램 가격 하락을 선반영해 과매도 수준으로, 향후 주가는 이성적 접근 구간으로 진입해 회복할 전망"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과거와 다른 D램 가격 하락 속도를 확인해 안정적인 이익에 대한 반영으로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전자에 대해서도 주가에 과도한 우려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 지분가치 훼손, 스마트폰 대규모 적자 지속, 신흥국 통화 약세 영향, VC 사업부 턴어라운드 지연 등 여러 우려가 복합적으로 반영됐다"며 "향후 이러한 우려가 완화되면서 주가는 추세적 반등을 나타낼 것으로 보이며, 과도한 우려는 투자 기회"라고 설명했다.

현대차의 경우 실적 부진 속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주가를 움직이는 요인 중 하나다.

현대차는 7월 초 장중 11만8000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지만, 8월 지배구조 개편 이슈로 인해 소폭 상승하며 12만 원대로 올라섰다.

김연우 한양증권 연구원은 "7월 글로벌 판매 부진으로 상승분을 반납했지만, 지배구조 개편안이 재부각되며 모멘텀으로 작용했다"며 "현대차그룹의 공식적인 부인에도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필요성과 기대감은 계속 부각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