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 국가대표 박상영(23·울산광역시청)은 2년 전 이맘 때 ‘할 수 있다’ 신드롬을 일으켰다.

그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할 수 있다’를 외치며 대역전극을 완성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년 간 그는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올림픽 이후 펜싱계는 물론 대국민 스타 반열에 올랐지만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그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 첫판인 64강전에서 패하고 국가대표 선발에서도 탈락하는 등 부진을 겪다가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기량을 끌어올렸다.

생애 첫 아시안게임 개인전 금메달을 노리던 박상영이 값진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박상영은 1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에페 개인전 결승에서 드미트리 알렉사닌(카자흐스탄)에게 12-15로 져 은메달을 따냈다.

박상영은 아시안게임에선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때에는 단체전에서만 우승했다.

첫 아시안게임 개인전에서 결승까지 진출해 우승을 노렸으나 결승전에서 덮친 무릎 통증으로 분루를 삼켜야 했다.

결승에서 박상영은 1-4로 뒤지고 있을 때 오른 무릎 통증으로 잠시 경기를 멈춰야 했다.

3분여간 숨을 돌리고 다시 선 그는 한 점을 만회한 뒤 다시 무릎을 잡았고, 집중력이 흐트러지며 쉽게 공격을 꽂아 넣지 못한 채 3-9까지 끌려갔다.

5-9로 뒤진 채 3라운드를 맞이한 그는 7-12로 뒤지던 종료 2분여 전부터 한 박자 빠른 가슴 공격으로 연속 득점해 반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시간이 계속 흐르는 가운데 10-12 상황인 종료 40초 전 박상영은 다시 고통스러워했다.

이번엔 왼쪽 무릎이었다.

아픔을 참으며 다시 일어선 그는 14초를 남기고 다리를 노린 회심의 공격으로 12-13까지 따라붙었으나 끝내 역전엔 실패했다.

경기 후 박상영은 무릎 부상을 탓하지 않았다.

그는 "무릎은 경기 전부터 조짐이 좀 보이긴 했는데, 경기력에 지장을 준 건 아니었다"며 "상대의 기량이 좋아서 제가 경기를 어렵게 풀었다"고 상대를 높이 올렸다.

박상영은 "몸 상태 때문에 졌다고 하면 이긴 선수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진 선수는 어떤 말을 하든 다 핑계고, 실력 대 실력으로 진 것"이라며 "선배들이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결과 내서 어느 정도는 짐이 있었는데, 많이 죄송하다.응원해주신 국민께도 죄송하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이어 "저는 사실 리우 올림픽 금메달 말곤 그렇게 좋은 커리어의 선수는 아니다.이번엔 전에 못한 것을 따냈으니 발전했다고는 생각한다"며 "다음 아시안게임을 향해 나아갈 이유가 생겼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싶다"며 미소 지었다.

박상영은 이날 동메달을 딴 대표팀의 맏형 정진선(34·화성시청) 등과 22일 단체전에 출격해 금메달을 노린다.

남자 에페 대표팀은 대회 4연패에 도전한다.

박상영은 "무릎이 많이 진정된 상태라 괜찮아질 것 같다"며 "이런 것에 지장을 받지 않고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 득이 되는 대회로 삼고 싶다"고 강조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