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키가 작아서,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서, 나이가 많아서 안 된다고 했다.

그때마다 이를 악물고 자신을 몰아붙였다.

한계를 넘어 발걸음마다 역사를 새로 써가고 있는 위대한 도전의 주인공은 바로 ‘펜싱 여제’ 남현희(37·성남시청)이다.

남현희는 2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 센드라와시에서 열리는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 펜싱 플뢰레 개인전에 나선다.

2002 부산아시안게임부터 이번 대회까지 5회 연속 출전한 남현희는 하계 아시안게임 최대 금메달에 도전한다.

앞서 4번의 아시안게임에서 총 6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 개인 및 단체전에서 1개의 금메달만 획득해도 한국 스포츠 역사상 전무후무한 금메달 7개를 획득하게 된다.

여기에 한 가지 더. 개인 통산 국제대회 메달 100개 획득을 노린다.

이번 대회 전까지 98개의 메달을 거머쥔 남현희가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모두 메달권에 진입한다면 새로운 기록을 세우게 된다.

명실상부한 여자 펜싱 플뢰레 ‘여제’로 불리는 남현희지만, 지금까지 달려온 과정은 절대 쉽지 않았다.

남현희는 작은 신장(155㎝)을 극복하기 위해 발 펜싱을 주무기로 삼았다.

상대를 제압하기 위해서는 누구보다 빠르게, 더 멀리 발을 뻗어야 했다.

십수 년을 이처럼 플레이를 하면서 골반은 크게 비틀어져 있다.

틀어진 골반 탓에 주위에서는 일찍 은퇴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2011년 사이클선수 공효석(32)과 결혼해 2013년 딸 하이 양을 낳았을 때도 곧 검을 놓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남현희는 보란 듯이 재기에 성공했다.

다른 비결은 없었다.

오롯이 운동과 훈련으로 극복했다.

이번 아시안 게임을 앞두고도 시련이 닥쳤다.

지난 5월 초 무릎 연골 부상을 당했다.

아시안게임을 눈앞에 두고 포기할 수 없었던 남현희는 과감하게 수술대에 올랐고, 이후 재활과 훈련을 병행하며 다시 한번 우뚝 일어섰다.

남현희는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이다.

하지만 한국 여자 펜싱 플뢰레에서 아직 남현희를 능가할 재원이 나오지 않고 있다.

남현희는 이번 아시안게임 역시 추천이 아닌 대표 선발전을 통해 출전했다.

남현희는 “내가 걸어가는 발걸음이 후배들에겐 길이 된다.한국 펜싱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국가대표 선수가 해야 할 일”이라며 “이번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사진=O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