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초원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의 국회 통과가 이번주 분수령을 맞는 가운데, 산업자본의 지분율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현재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을 포함한 산업자본의 지분 보유 한도를 기존 4%(의결권 보유 주식 기준)에서 34%로 상향하는 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지만, 최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시한 '25%안'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20일 국회 및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에 대한 은산분리 완화'에 대한 정무위원회의 법안 논의 과정에서 산업자본의 지분율을 25%로 하는 안이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검토됐던 '34%안'과 새롭게 떠오르는 '25%안'을 두고 여야 의원들이 눈치보기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무위 여당 의원실 한 관계자는 "그동안은 산업자본 지분을 34%로 하느냐, 50%로 하느냐의 문제였는데 그보다 낮은 안(25%)으로 가게 되면 규제 혁신의 의미가 후퇴하는 느낌일 것"이라면서도 "진보 시민단체에서 은산분리 완화에 대한 반대 의사가 확고해, (여당이) 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25%안에 대해) 논의가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금융정책 법안을 담당하는 정무위원회는 오는 24일 오후 2시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인터넷은행 특례법을 검토하기로 했다.

핵심 쟁점은 '산업자본의 지분보유 한도'다.

그동안 국회에 상정된 인터넷은행 관련 법안을 살펴보면, 인터넷은행에 대해 산업자본의 지분 보유를 기존 4%에서 최대 50%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정재호 의원이 발의한 특례법의 '34%안'이 여야 의원들 사이에서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다 최근 박영선 의원이 지분 보유 한도를 25%로 높이고, 상장할 경우 15%로 낮추는 법안을 발의하면서 논쟁이 새 국면을 맞는 분위기다.

박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미국도 산업자본들이 투자를 할 수는 있지만 금융자본의 1대 주주를 넘어서지 못한다는 원칙 아래 25%까지 허가해주고 있다"며 법안 발의의 근거를 주장했다.

기존에 유력하게 떠올랐던 34%안에 대해서는 "자본비율을 크게 늘려 놓으면 중견기업이 투자하기 힘들고 버거워진다"면서 "중국도 30% 정도까지 밖에 허용을 안 했는데 우리가 34%까지 허용을 하면 다시 또 재벌이나 대기업에 의존하는 경제구조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규제 개혁 1호 과제로 인터넷은행의 은산분리 완화를 내세우면서 국회 통과가 급물살을 타게 됐지만, 진보진영을 중심으로 '재벌 사금고화'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여전하다는 것도 여당으로서는 부담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정권까지 '은산분리 완화'를 당론으로 삼고 인터넷은행에 대한 규제 완화도 반대했었다.

박 의원실 관계자도 "아직은 34%로 합의를 한 게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의원들간 논의를 거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의원총회에서 은산분리 완화를 논의한 결과, 인터넷은행 특례법을 신중히 추진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특히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산업자본의 인터넷은행 지분 보유 한도와 관련해 "25~34%에서 하면 되지 않느냐고 공감대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의원들이 어떤 취지에서 말하고 우려하는지 충분히 논의했다.우려 상황에 대해 신중하게 논의해서 안을 만들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덧붙였다.

대기업집단 범위도 핵심 논쟁으로 거론된다.

정 의원이 발의한 특례법에는 총수가 있는 자산 10조원 이상의 대기업집단을 대주주에서 배제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현재 카카오뱅크의 주력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인 카카오는 조만간 인터넷은행 대주주 자격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카카오의 자산은 8조5000억원으로, 10조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에 금융위는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대해서는 인터넷은행 대주주 자격을 주지 않되, 전체 자산에서 ICT 분야 비중이 50% 이상인 기업은 자산총액이 10조원 이상이라도 자격 제한을 두지 말자는 대안을 제시한 상태다.

정무위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규제 완화의 취지를 해치지 않는 방향으로 의원들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무위 안팎에서는 인터넷은행 특례법이 국회 문턱을 넘어설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다만 법안소위의 특성상 모든 구성위원이 해당 안건에 합의해야만 법안 통과가 가능해, 변수를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인터넷은행 안건을 다루는 법안1소위는 더불어민주당의 이학영·유동수·김병욱·정재호·최운열 의원, 자유한국당의 김성원·김종석·성일종·김진태 의원, 바른미래당의 지상욱 의원 등으로 구성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초원 기자 chowon61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