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년 만에 얼굴 맞댄 이산가족 / 당사자들 모두 사망… 가족 대면 / 22일까지 총 11시간가량 상봉 / 文대통령 “정기적인 상봉 필요”2년10개월 만의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20일 북한 금강산 지역에서 시작됐다.

전날 강원도 속초 한화리조트에 집결해 상봉 접수 절차를 마친 이산가족 89명 및 동행 가족과 정부 관계자 등 방북단 361명은 이날 동해선 육로를 통해 강원도 고성군 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과해 금강산에 도착했다.

이들은 북한 온정각 서관에서 개별 중식을 한 뒤 오후 3시 금강산호텔에서 첫 단체상봉으로 60여년 만에 헤어진 가족들과 감격의 포옹을 했다.

이번 제21차 이산상봉 행사에선 국군포로와 전시 납북자 가족들의 만남도 이뤄졌다.

국군포로와 전시 납북자 당사자들은 모두 세상을 떠나 남북의 가족끼리 만났지만 역사의 가장 아픈 상흔(傷痕)을 가진 이들의 상봉은 상징적 사건이었다.

부친이 국군포로인 이달영(82)씨는 이복동생들과 상봉했다.

최기호(83)씨는 의용군으로 납북된 세 살 위 큰형 최영호씨가 2002년 사망해 조카들과 대면했다.

곽호환(85)씨도 전쟁통에 납북된 형이 1981년 사망해 조카들을 만나게 됐다.

박용일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부위원장은 이날 저녁 금강산호텔 연회장에서 열린 북측 주최 환영 만찬 연설에서 "(남북의 적십자단체가) 화해와 단합, 평화를 위해 뜻과 힘을 하나로 합쳐 나감으로써 인도적 문제 해결의 새로운 장을 펼쳐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산가족들은 이날 단체상봉과 환영만찬을 갖는 등 22일까지 총 11시간가량 상봉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정기적인 상봉 행사는 물론 전면적인 생사확인과 화상상봉·상시상봉·서신교환·고향방문 등 상봉 확대방안을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오늘 금강산에서 오랜만에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열린다.생사조차 모르고 살던 부모와 딸·아들·자매·형제 등 170여 가족이 다시 만날 수 있게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오래전에 남북 합의로 건설된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를 건설 취지대로 상시 운영하고 상시 상봉의 장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예진·유태영 기자 yejin@segye.com, 금강산=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