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 한 곳 없이 인프라 열악 / 대표팀 단장 맡아… 오늘 첫 경기 / “첫 승하면 상의 탈의 세리머니” / 베트남, 日마저 꺾고 16강 안착 / ‘쌀딩크’ 박항서 감독 돌풍 이어 국내에서 최고가 되지는 못했지만 해외로 진출해 한국에서 못 이룬 성취를 일궈내는 지도자들이 적지 않다.

그중에서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유독 두 명의 인물이 주목받는다.

불모지에서 야구의 씨앗을 뿌리고 있는 이만수(60·사진) 라오스 야구대표팀 단장과 베트남 축구 영웅으로 떠오른 박항서(59) 감독이 주인공이다.

이 단장은 툭 하면 ‘벗는’ 남자다.

야구장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이색 세리머니에 관중은 한바탕 웃어제치지만, 그의 남다른 야구 사랑에 가슴이 금세 젖어들고 만다.

이 단장은 KBO리그 SK 수석코치이던 2007년 5월 팀이 시즌 첫 홈 관중 만원을 이루면 하의 속옷만 입고 그라운드를 돌겠다고 말했고, 실제로 공약을 이행했다.

이 단장은 20일 자신이 설립한 헐크파운데이션을 통해 "라오스 대표팀이 아시안게임에서 1승을 거두면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서 상의 탈의 퍼포먼스를 하겠다"고 또 한번 약속했다.

야구 불모지 라오스는 2014년부터 시작된 이 단장의 노력으로 지난해 9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에 가입했고, 이번 대회 예선 출전권을 얻었다.

21일 태국과의 1라운드 경기를 시작하는 라오스의 현실적인 목표는 ‘1승’이다.

야구장이 단 한 곳도 없을 만큼 인프라가 열악하고 선수풀이 좁아 국제대회 경쟁력은 한참 떨어진다.

그런 선수들이 ‘아짠(스승)’이라 부르는 이 단장을 졸라 아시안게임 출전을 강행한 이유는 댐 붕괴라는 국가적인 재난을 겪어 실의에 빠진 국민에게 희망을 전하고 싶기 때문. 선수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통해 국민을 미소짓게 한다는 각오다.

이 단장은 "이 나이에 또 그런 세리머니를 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라오스 선수들에게 강력한 동기 부여를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쌀딩크’ 박 감독도 자카르타에서 거센 돌풍을 이어가 화제다.

박 감독의 지휘 아래 베트남은 지난 19일 ‘난적’ 일본마저 1-0으로 꺾고 조별리그 3전 전승으로 16강에 안착했다.

올해 초 아시아축구연맹 23세이하(U-23)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에 이어 쾌거가 이어지자 베트남 현지 팬들 사이에서는 박 감독에게 귀화해 달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