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황당한 행동에 미국 행정부 고위 관료가 그와의 발언을 몰래 녹음하고 대통령 직무 박탈 논의를 제안했다는 미국 연방수사국(FBI) 메모가 유출돼 큰 파장을 낳고 있다.

21일 뉴욕타임스(NYT)는 2017년 5월 앤드루 매케이브 당시 FBI 부국장의 메모 내용을 보도했다.

메모를 작성한 매케이브는 제임스 코키 FBI국장이 해임된 뒤 국장대행을 맡아 오다가 연금수령 근속기간을 불과 26시간 앞두고 올해 3월 16일 전격 해임됐다.

매케이브 메모에 따르면 당시 로드 로젠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은 사법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공세를 우려, 트럼프 대통령과 자신의 대화를 몰래 녹음하는 방안과 수정헌법 25조 발동을 제안했다.

수정헌법 25조는 내각이 대통령의 직무수행 불능 여부를 판단하고 승계를 진행하는 세부 절차가 담긴 조항으로 대통령 직무박탈을 의미한다.

이 논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내통설을 수사하던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제임스 코미 국장을 경질한 직후이자 제프 세션스 법무부 장관이 러시아 내통설 수사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사임한 뒤 이뤄졌다.

로젠스타인 법무 부장관과 캐레이브 부국장 등 FBI 고위관리들은 코미 FBI 국장이 석연찮은 이유로 해임되면서 당혹감에 빠진 상황에서 대책회의를 열었다.

이번 메모는 최근 미국 고위 관리가 NYT에 익명으로 '행정부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제거하려는 모의가 있었고 지금도 조용한 저항이 이뤄지고 있다'고 기고한 내용과 닮아 있다.

이번 메모에 대해 회의에 참석했던 일부는 "로젠스타인 부장관의 발언이 진지한 게 아니었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참석자는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녹음 발언은 냉소적인 상황에서 나온 것이었고 수정헌법 25조 얘기는 있지도 않았다"고 했다.

매케이브 전 국장대행의 변호인인 마이클 브로미치는 "고객은 고위관리들과의 중요한 논의를 기억하기 위해 메모를 작성해 보존했다"고 메모 존대가 사실임을 알렸다.

브로미치는 "매케이브 전 국장대행이 러시아 내통설을 수사하는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로부터 조사를 받았다"며 "당시 기밀을 포함한 모든 메모를 넘겼고 FBI에도 해당 메모가 남아있었지만 언론에 유출됐는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사진=AP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