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견호텔 등 특수… 예약 ‘별따기’/ 소형견 1박 비용 최고 4만원 달해 / 일부 무책임한 주인 거리에 버려 / 동물유기 지난해 10만마리 넘어 / “정부·지자체 위탁시설 대책 필요”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박용현(34)씨는 추석 연휴 고향에 내려가는 동안 반려견 시츄를 맡길 곳을 구하지 못해 고민에 빠졌다.

지인들이 소개해 준 애견호텔에 문의해 봤지만 "이미 예약이 꽉 찼다"는 답변만 들었다.

박씨는 "급하다고 아무 데나 맡기는 것은 불안하고 KTX에 데리고 타면 다른 승객에게 피해를 줄 것 같다"며 "연휴가 지난 뒤 고향에 내려갈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상당수의 가구에서 명절마다 반복되고 있는 고민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000만명을 넘었지만 위탁시설의 공급이 수요에 미치지 못하면서 ‘위탁 대란’이 빚어지는 것이다.

덕분에 애견호텔이나 펫시터가 명절 특수를 누리고 있지만, 거리에 버려지는 유기동물도 늘고 있어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일 서울 시내의 애견호텔 5곳에 추석 연휴 이용료를 문의한 결과 대부분 평소보다 20∼30% 높은 가격에 예약을 받고 있었다.

애견호텔에 대한 등급이나 기준이 없다 보니 가격은 천차만별이었다.

소형견(7㎏ 미만)을 기준으로 추석연휴 1박 이용료는 2만5000원~4만원 수준이었다.

반려동물의 주인 입장에서는 애견호텔의 가격이 부담되더라도 흥정할 상황이 아니었다.

5곳의 애견호텔 모두 추석 연휴 예약을 마감한 상태였다.

서울 서초구의 한 애견호텔 관계자는 "추석 연휴에는 인건비 등을 고려해 평소보다 높은 가격을 받는다"며 "이미 일주일 전에 예약을 마감했다"고 말했다.

명절 연휴나 휴가철마다 위탁 대란이 빚어지다 보니 이 기간 거리에 버려지는 동물이 집중적으로 늘고 있다.

장기간 집을 비우는 동안 반려동물을 돌보는 것이 어렵자 손쉬운 해결책으로 유기를 택하는 것이다.

최장 10일의 황금연휴가 끼어 있었던 지난해 5월과 10월 농림축산식품부의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 등록된 유기동물의 수는 각각 9845건, 9312건에 달했다.

지난해 전체 유기동물(10만2593마리)의 32.3%(3만2384마리)는 여름휴가가 집중되는 6∼8월에 구조됐다.

반려동물 유기의 가장 큰 원인은 주인의 무책임한 태도에 있지만, 반려동물을 키우는데 필요한 편의시설이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반려견을 키우는 직장인 이정연(31·여)씨는 "1인 가구의 경우 주인이 없으면 반려동물의 끼니나 배변을 해결하기가 어렵다"며 "애견호텔이나 펫시터로도 해결이 되지 않을 땐 아무 방법이 없는 셈"이라고 말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000만명이 넘는 현실에 부합하도록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나서 관련 시설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유영기 동물구조119 대표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늘어나는 것에 비해 관련 편의시설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반려동물 등록제를 기반으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많은 지역에 위탁시설 등 편의시설을 의무화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