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부산 중구 영도 출신의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 나와서 질문해주시기 바랍니다."1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정부질문이 진행된 가운데 5선의 김무성 전 대표가 묵직한 분위기를 풍기며 발언대에 올랐다.

김 전 대표는 대정부질문 한국당의 첫 주자였다.

김 전 대표는 첫마디부터 문재인 정부를 향해 날카롭게 각을 세웠다.

그는 "대통령은 헌법 정신을 지키면서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헌법 정신을 훼손하는 국정 운영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전 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헌법에 명시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무시하고 '체제 전환'을 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청와대가 국정 혼돈과 민생 풍파의 진원지다", "민생 파탄의 주범인 '소득주도성장'은 대한민국 경제를 위해 절대로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괴물"이라고 수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이외에도 그는 "문재인 정부가 '분배만 앞세우고 시장경제 원칙을 무시한' 좌파 사회주의 정책을 펼치면서 가야 할 개혁의 길을 외면하고 반대방향으로 역주행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반기업-친귀족노조' 일변도의 정책만 채택하고 있다",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은 노무현 정부 시절 집값과 전월세 폭등의 주역이다.정부가 그를 다시 기용해 주택 정책을 망치고 있다" 등의 날이 선 주장들을 내놨다.

발언하는 내내 그의 표정은 진지했고, 목소리는 무거웠다.

다만 보통 다른 의원들과 달리 김 전 대표의 대정부질문엔 질의가 거의 없었다.

오히려 연설에 가까웠다.

김 전 대표는 자신에게 주어진 13분 중 처음 약 9분 동안 질의 없이 자신의 발언만 했다.

9분 만에 김 전 대표는 이낙연 국무총리를 발언대로 불러세웠다.

그는 이 총리에게 "총리는 대통령보다 훨씬 자유롭게 국민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텐데 국민들의 강력한 요청대로 잘못된 경제정책을 주도하는 청와대 장하성 정책실장, 김수현 사회수석, 홍장표 위원장 등의 경질을 대통령께 요청할 생각이 있냐"고 물었다.

이에 이 총리는 "기본적으로 대통령의 측근 보좌 인력의 거취에 대해 말하는 것은 총리의 영역은 아니지만 지난번에 경제수석을 교체했듯이 대통령이 충분히 살펴보고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보통 대정부질문에서 의원들은 총리에게 가장 많은 질문을 쏟아내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 총리의 답변을 들은 김 전 대표는 "이 총리는 훌륭한 분이다.저와 오랜 인연이 있다.지금 이 시점에서 경제정책을 잘못 끌고 있는 이들을 경질 요구하지 않으면 총리의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뒤 이 총리를 들여보냈다.

이어 김 전 대표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에게 질의를 요청했다.

그는 최근 여야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에 대해 "북한 김정은 정권의 구체적인 비핵화 실천이 없는 한 우리 안보를 약화시키고 국민에게 천문학적인 부담을 주면서 국론을 분열시킬 비준은 절대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또 청와대의 여야 대표 방북 동행 요구에 대해서도 "야당이 거부하는데도 불구하고 임종석 비서실장은 언론을 통해 일방적으로 (방북 요구를) 발표하고 여론몰이를 통해 국회를 압박하려는 아주 못된 행태를 보였다.청와대가 국회 위에 군림하면서 입법부를 수행원으로 부리겠다는 오만과 무례의 극치"라고 비난했다.

김 전 대표는 조 장관에 대한 질의도 오래 끌지 않았다.

김 전 대표는 마지막으로도 문재인 정부를 향해 "지금 당장 좌파 사회주의 정책을 폐기하고, 헌법 정신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독선과 아집 그리고 국정 무능으로 민생을 계속 힘들게 한다면, 결국 문재인 정부도 역사 앞에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이날 김 전 대표가 13분 동안 자신의 발언을 하는 동안 이 총리와 조 장관의 답변 시간은 다 합쳐 약 2분도 채 되지 않았다.

심지어 그는 답변하는 국무위원과 마주 볼 수 있도록 회전이 가능한 발언대도 그대로 뒀다.

그는 잠깐을 제외하고는 국무위원보단 원고만 쳐다봤다.

정부를 상대로 질문하고 답변을 듣는 것이 주목적인 대정부질문의 취지와는 다소 달랐던 김 전 대표의 질의였다.

한편 김 전 대표는 최근 한국당의 유력한 차기 대표 후보로 거론된다.

이러한 관측과 함께 일각에선 이날 김 전 대표의 대정부질문을 두고 마치 '교섭단체 대표연설' 같았다는 평가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