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시위에 면죄부를 주는 경찰 수뇌부의 ‘코드 맞추기’ 행태를 참다못한 경찰 간부가 1인 시위에 나섰다.

서울 동대문경찰서 용신지구대 홍성환(30) 경감은 자신의 휴무일인 그제 경찰청 정문 앞에서 정복 차림으로 ‘불법과 타협한 경찰청’이란 피켓을 쥐고 시위를 벌였다.

피켓에는 ‘조직원들의 원성에는 귀를 닫고 폭력 시위에는 열려 있는 경찰 고위층’이란 글귀와 시위대가 불태운 경찰 버스 사진이 담겨 있었다.

그는 "금전 배상 포기 결정에 상당수 경찰이 반발하고 있다는 것을 지휘부에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오죽 답답했으면 현직 경찰관이 시위에 나섰겠는가.경찰청은 2015년 세월호 추모집회의 폭력 시위 주최 측을 상대로 제기했던 7780만원 손해배상 소송을 지난 3일 ‘법원 조정안 수용’ 형식으로 사실상 취하해 ‘코드 공권력’ 비판을 자초했다.

‘금전 배상 없이 상호 유감 표명만 하라’는 식의 불법 시위 면죄부 조정안이었다.

홍 경감은 경찰 내부망에 ‘민노총 불법 시위꾼 세력들에게서 보상받아야 할 우리의 피해를 국민의 세금으로 때우겠다는 소리냐’, ‘대통령 임기는 5년이지만 우리가 포기한 권리는 20년이 지나도 못 찾을 것’이라고 썼다.

일선 경찰의 지지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틀린 구석이 없다.

상당수 국민의 생각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최근 경찰청 산하 각종 조사위원회 권고도 일선 경찰의 분노를 사고 있다.

진보 성향 인사 등이 대거 포진한 인권침해사건진상조사위는 2009년 불법 파업을 벌인 쌍용차 노조, 서울 도심을 무법천지로 만든 2015년 ‘민중총궐기투쟁’ 주최 측에 대한 3억8000만∼11억원대 손배소 취하를 권고했다.

사실상 공권력을 행사하지 말라는 압박이다.

경찰 내부망에는 "시위꾼들은 민주열사 대접받고, 피 흘리며 불법 시위 막은 우리는 범죄자 취급한다" 등의 항의 글이 쇄도했다.

경찰 총수라면 "경찰이 불법과 타협한다"는 일선의 항의에 마땅히 응답할 의무가 있다.

권력의 눈치를 보면서 불법 시위를 용인하는 조직에 어떤 경찰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겠는가. 수뇌부가 정권에 코드를 맞추면 법치는 왜곡되고 정치적 중립성은 훼손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경찰의날 기념식에서 강조한 것처럼 경찰의 눈과 귀는 권력이 아닌 국민을 향해야 한다.

경찰청장은 자신의 눈과 귀가 지금 어디로 향하고 있다고 보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