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경험담을 나누고 다시 일어설 수 있게 용기를 북돋워 주는 차원에서 행정안전부와 중소벤처기업부가 주최한 ‘2018 실패박람회’가 14일부터 16일까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다.

실패를 주제로 한 최초 박람회라는 이야기에 시민들 관심이 첫날부터 현장을 뜨겁게 달궜다.

이날 실패를 소재로 한 마디씩 나누자는 게시판에 그림을 그린 A할머니는 초등학교에서 미술 강사로 일한다고 밝혔다.

이름 밝히기를 정중히 거절한 할머니는 "아이들에게 ‘못한다’ 또는 ‘안 된다’는 말을 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칭찬해줘야 용기를 잃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A할머니는 남녀 학생을 그렸다.

할머니의 그림 실력에 지나가는 이들 모두 놀라 발길을 멈추고는 핸드폰을 들어 카메라에 담기 바빴다.

최건수(48)씨는 ‘고민강시’를 물리친다는 해결부적 코너에 앉았다.

상담사와 이야기를 나눈 뒤, 이마에 부적을 붙인 채 5분여를 앉았다가 자리를 뜬 최씨는 아들 우석(18)군이 대학교 수시모집에 지원했다면서, 고민을 말해보라는 상담사에게 아들 이야기를 꺼냈다고 밝혔다.

세상의 모든 부모가 그렇듯 자식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던 최씨는 아들의 고민이 곧 자신의 고민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아들이 용기를 잃지 않고 멋진 도전을 하기를 바란다"며 부적과 그림 한 장을 보여줬다.

고민을 생각하면서 그린 그림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저마다 이야기로 화관을 만들어주는 ‘여기 엮기’ 코너에 방문한 직장인 나성은(26)씨와 홍선영(31)씨는 실패박람회 소식에 점심 먹고 잠시 들렀다고 말했다.

직업상담, 심리상담도 받으려 했지만 시간이 맞지 않고 예약이 필요하다는 말에 발길을 돌려야 했다면서 홍씨는 "함께 이야기를 나누게 되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나씨도 "예쁘게 화관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화관이 의미 있는 물건이 될 것 같다면서 두 사람은 집에 가서 벽에 걸어놓을 생각이라고 입을 모았다.

같은 듯 다른 화관이 눈길을 끈다.

다만, 시민들을 만난 ‘고민강시 해결부적’ ‘여기 엮기’ 등의 코너는 14일 하루만 운영된다.

15일과 16일에는 다른 코너가 운영되며 자세한 일정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인간관계 상담코너를 운영하는 김성준 프뉴마상담가족치료 연구소장은 ‘성공’을 외치는 내면의 목소리가 정말 자기 것인지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조금 전, 직장에서의 인간관계 고민을 털어놓은 한 시민을 따뜻하게 다독였다.

김 소장은 "‘실패하면 안 돼’ ‘성공해야 돼’의 목소리 주체를 구분하는 게 출발점"이라며 "자기 목소리를 갖게 되면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을 지니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하루에 1~2시간이라도 자기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며 "자신의 목소리를 찾는 과정부터 행복을 느끼게 된다"고 덧붙였다.

글·사진=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