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 비핵화조치 나올까 / ‘2년내 불가역적 폐기 단계로’ / 文대통령·金위원장 공통분모 / 핵기술 폐기는 단시간내 어려워 / 핵물질·시설·무기에 초점 맞출 듯 / 풍계리 핵실험장은 이미 폐쇄 / IAEA 요원 입북 후 감독 아래 / 불능화조치→차후 신고→폐기땐 북·미 접점 찾기 가능할 수도"올해 되돌릴 수 없을 만큼 진도내겠다."(문재인 대통령, 7일 인도네시아 언론 콤파스 인터뷰)"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임기 안에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겠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5일 정의용 특사와의 접견)18일 시작된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를 실천케 할 구체적인 북·미 중재안이 논의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청와대는 어떤 내용이 합의될지 ‘블랭크(빈칸)’라며 말을 아끼고 있지만, 남북 정상의 발언과 과거 북핵 협상 사례를 통해 향후 전개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다.

두 정상 발언에 비춰 보면 ‘2년 내 불가역적인 폐기 단계에 도달’이라는 합집합을 목표로 설정할 수 있다.

또한 폐기의 대상은 크게 핵물질, 핵시설, 핵무기, 핵기술(지식) 등 4대 분야로 나뉜다.

이 가운데 핵기술(지식)은 핵 개발에 관여한 기술자 등을 포함하는 것으로, 이들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완전한 폐기’까지는 현실적으로 시간이 걸리는 장기과제라는 시각이 많다.

그렇다면 남는 과제는 핵물질, 핵시설, 핵무기 등 3대 분야다.

이에 대한 불가역적인 폐기 수준의 약속을 구체적으로 내놓을 수 있다.

9·19공동성명 및 9·19공동성명 이행을 위한 후속 합의(2·13합의, 10·3합의)들이 이어진 2007년 당시, 6자회담 수석대표 급 협상에서 ‘불가역적 폐기 단계’로 상정된 개념은 △핵시설 핵심부분 파괴 △핵물질 국외반출 △핵무기 국외반출 및 핵무기 제조 시설 해체 △우라늄 농축 시설 핵심 부분 해체다.

북한이 역대 가장 높은 수준으로 이행한 비핵화 수준은 영변핵시설 신고·불능화와 핵물질 신고였다.

6자회담과 2012년 북·미 2·29합의 등 과거 북핵협상들은 어느 분야에서도 불가역적 폐기 단계에 진입하지 못하고 신고단계에서 멈췄다.

북한은 영변핵시설 재가동을 선언해 원상태로 복귀했고, 추가 핵실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등을 진행하며 핵능력을 높여갔다.

이같이 추가로 진전된 핵능력은 모두 차후 재개될 북·미 협상에서 신고 대상에 추가돼야 하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김 위원장은 풍계리 핵실험장과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실험장이 폐기됐다고 밝힌 상황이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대북특사로 방북한 뒤 6일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이 풍계리 갱도 3분의 2가 완전히 붕락해 핵실험이 영구적으로 불가능하게 됐고,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실험장도 북한의 유일한 실험장일 뿐 아니라, 향후 장거리 탄도미사일 실험을 완전히 중지하겠다는 매우 실질적이고 의미 있는 조치라고 했다"고 전한 바 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이번에 북한이 새로 신고서를 제출한다면,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스스로 ‘핵무력 완성’이라고 일컫는 핵탄두·탄도미사일·관련제조시설을 포괄해야 하는데 북한이 핵무력에 대한 신고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면서 "우선적으로 우라늄농축프로그램 신고 및 이를 검증하기 위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요원이 입북토록 하고, 핵무력은 일부 해체해 국제기구 감독하에 북한에 두게 하는 불능화 조치부터 해놓은 뒤 차후에 신고, 폐기토록 하면 북·미 간 접점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우리 정부는 북한이 핵 리스트 신고 의사를 직접 천명한 뒤 미국이 종전선언을 하고 이후 북한이 핵리스트 신고를 이행하는 3단계 방안을 제안했다는 설도 나온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