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흑산공항 안전성 검토 의견서' 입수 / 50인승 ATR42 항공기 46건 사고 발생 / 33건은 기체 전파 …총 276명 사망 / "안개 잦은 흑산도에서 시계비행 위험"흑산공항에 취항할 50인승 ATR42 항공기는 그간 46건의 사고를 일으켰고, 그 중 33건은 항공기가 전부 파손될 정도로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캐나다는 ATR42의 사고와 관련 해당 항공기를 운항한 항공사의 면허를 취소하기도 했다.

19일 세계일보가 단독 입수한 ‘흑산공항 안전성 검토 의견’에 따르면 ATR42와 흑산공항은 안전상 다양한 위험 요소를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검토 의견은 이날 오후 열릴 흑산공항 국립공원 심의위원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지난 7일 열린 흑산공항 종합토론회에서 오기석 ㈜유신 상무는 "국내 ATR42가 들어오는 건 처음이지만 70인승 ATR72는 한성항공에서 도입해 안전성이 이미 검증됐다"며 "ATR42 사고사례가 많다고 이야기나오는데 거론된 10건 중 기체 결함으로 사고가 난 건수는 없다"고 밝혔다.

유신은 ‘흑산공항 건설 기본계획 수립 및 타당성 용역’에서 엔지니어링 부문을 담당한 업체다.

그러나 검토 의견을 보면, ATR42는 지금까지 46건의 사고가 났고, 그 가운데 33건은 항공기가 전손(全損)됐다.

ATR42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276명에 이른다.

지난해 12월13일 캐나다 서스캐처원주에서는 웨스트윈드항공사의 ATR42 300기종이 이륙 직후 추락해 1명이 숨졌다.

캐나다 정부는 항공사의 안전 대책에 문제가 있다며 항공사의 면허를 취소했다.

국내 취항한 ATR72 역시 제주공항 착륙 도중 랜딩기어가 부러지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오 상무와 이보영 서울지방항공청 공항시설국장은 종합토론에서 "ATR42는 노르딕 항공도 최근 75대를 주문했다"고 주장했으나 이 역시 확인되지 않았다.

ATR제작사와 항공 사이트, ATR의 2017년 주문 이력에는 해당 내용이 없었다.

또, ‘노르딕 항공’이라 부를 수 있는 노르딕 에어웨이(Nordic airway), 노르딕 에어(Nordic air)사는 현재 운항이 중단된 상태다.

노르딕 지역 에어라인스(Nordic Regional Airlines)는 ATR42가 아닌 ATR72를 12대 보유 중이다.

조종사 수급도 어려울 수 있다.

이 국장은 당시 토론에서 "ATR72, Q400(제주항공) 등 유사 기종에 면허를 보유한 조종사가 있고, 연간 1500명의 조종사가 양성되지만 600명만 취업하는 상황이라 조종사 수급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검토의견은 "ATR72와 Q400 면허가 있어도 ATR42 면허 취득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조종사 면허 보유자가 많아도 속칭 ‘비행낭인’이라 부르는 저경력 조종사여서 항공사 입사 자격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런 이유로 저가항공사도 도입 항공기를 운용할 기장 요원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게 현실이라는 것이다.

결국 ATR42가 취항하면 조종사 수급난을 겪거나 자격이 부족한 조종사를 채용하게 될 우려가 있다.

안개가 잦은 흑산공항에서 시계비행을 해야 하는 점도 문제다.

시계비행은 항공기 안에 장착된 계기에 의존하는 계기비행과 달리 조종사가 직접 창밖을 보고 운항하는 방식을 말한다.

검토 의견은 "국내에서는 시계비행절차를 적용하는 공항에 정기 민간 여객기가 취항한 사례가 없어 흑산공항이 국내 최초가 될 예정"이라며 "이에 대한 항공전문가들의 안전성과 효율성에 대한 적극적인 검토가 매우 부족하다"고 밝혔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