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기한이 만료된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52)이 22일 자정을 기해 석방됐다.

대법 판결에 따라 남은 형기를 마치기 위해 다시 구속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조 전 장관은 이날 오전 0시 수감 중이던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왔다.

지난해 7월 1심에서 집행유예 선고를 받고 석방될 당시와 같은 검은 정장 차림, 화장기가 전혀 없는 초췌한 모습이었다.

손에는 가벼운 서류 봉투 하나를 들고 있었다.

그는 취재진에게 "아직 재판이 남아있다.성실히 임하겠다"는 말을 남긴 뒤 대기 중이던 차를 타고 떠났다.

이날 서울구치소 앞에는 보수단체에서 100여명이 찾아와 태극기와 성조기, 하얀 백합 등을 흔들며 조 전 장관에게 "사랑해요", "힘내세요" 등을 외쳤다.

지난달 초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석방된 서울동부구치소 앞에서처럼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는 일은 빚어지지 않았다.

조 전 장관이 구치소를 나서는 건 두 번째다.

조 전 장관은 박근혜 정권 당시 블랙리스트 작성 혐의 등으로 지난해 구속됐다가 같은 해 7월 진행된 1심에서 집행유예를 받고 풀려났다.

하지만 조 전 장관은 올 1월 열린 2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다시 법정 구속됐다.

이날 석방은 2심 선고 후 8개월 만이다.

대법원은 블랙리스트 사건을 대법관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합의체에 회부했고, 구속 기한 안에 사건 심리를 끝낼 수 없다고 보고 일단 조 전 장관을 석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 장관은 대법 판결에 따라 재차 구속될 수도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결과에서 2심 형량이 확정되면 남은 형기를 채우기 위해 구속된다.

블랙리스트 혐의에서 무죄를 받더라도 조 전 장관은 직권남용 혐의 재판을 앞두고 있어 안심할 수 없다.

검찰은 지난달 31일 조 전 장관,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결심공판에서 조 전 장관에 대해 징역 6년에 벌금 1억원, 추징금 4500만원을 구형했다.

조 전 장관은 2014년 9월부터 2015년 5월까지 이병기 전 국정원장, 추명호(이상 구속)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으로부터 매월 500만원씩 합계 45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있다.

검찰은 또 사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이어서 조 전 장관이 이에 연루된 것으로 나올 경우 추가 처벌을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박근혜 정부의 불법 보수단체 지원(화이트리스트) 의혹으로도 추가 기소된 조 전 수석은 징역 6년을 구형받고 내달 5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여기에 조 전 장관은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사법농단 사태에서도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지난 19일 이 사건과 관련해 조 전 수석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는데, 그는 2014년 10월 김 전 실장 공관에서 열린 2차 '회동'에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회동에는 김 전 실장을 비롯해 박병대 법원행정처장, 윤병세 외교부 장관, 황교안 법무부 장관, 정종섭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참석해 강제 징용 피해자 사건 처리 방향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수사에 따라 조 전 장관 역시 이들과 함께 검찰 '레이더망' 안으로 들어오게 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

김라윤 기자 ry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