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엔 서로에 대한 고마움이나 풍요로움을 위하는 마음의 선물이 오간다.

감사의 마음을 담아 가족과 친지, 지인들에게 선물을 주고받는 것은 명절의 익숙한 문화다.

여기에는 대통령도 포함된다.

대통령은 매년 명절마다 국가에 헌신한 국가유공자나 사회적 배려 계층에 선물을 전달하는데, 명절 선물을 보면 대통령의 성격과 국정철학이 엿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추석을 맞아 선물을 내놨다.

지난 7일 공개된 문 대통령의 올해 추석 선물은 제주도의 오메기술을 대표 품목으로 울릉도 부지갱이, 완도 멸치, 남해도 섬고사리, 강화도 홍새우 등 섬마을에서 생산된 농·수·임산물 5종으로 구성됐다.

대통령의 명절 선물은 단순히 구성되는 게 아니다.

대통령의 메시지가 숨겨져 있는데, 대게는 국민 통합을 상징하는 경우와 흉작인 농수산물들의 판매 촉진을 위한 대국민 홍보의 성격도 있다.

올해 추석 선물의 구성은 전국 도서 섬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수산물을 내륙에 알리기 위해 선정됐다.

문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우리는 지금 함께 잘 사는 경제를 위해 땀 흘리고 있고 조금씩 정을 나누면 꼭 열매를 맺을 것"이라고 했다.

상생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내륙과 떨어진 섬 지역 주민들의 애환을 달래줌과 동시에 내륙과 섬의 상생을 바라는 의미로도 읽힌다.

특히 이번 추석엔 '특별한 선물'이 추가됐다.

지난 18일부터 사흘간 평양에서 열린 제3차 남북정상회담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상회담을 기념해서 송이버섯 2톤(t)을 선물했는데, 문 대통령은 고령자를 우선해 4000여명을 선정, 미상봉 이산가족이 500그램(g)씩을 추석 전에 받아보게 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북녘 산천의 향기가 그대로 담겨 있다"며 "부모형제를 그리는 이산가족 여러분께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인사말을 남겼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 후 처음으로 맞이한 추석의 선물로는 경기 이천 햅쌀, 강원 평창 잣, 경북 예천 참깨, 충북 영동 피호두, 전남 진도 흑미 등 다섯 종의 농산물로 선물을 보냈다.

선물상자엔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의 친필 서명을 새겼다.

이 같은 선물을 준비한 데는 전국 각지의 농산물을 활용해 '지역 통합'의 의미를 담았다.

또 시장에서 값싼 외국산에 밀려 입지가 좁아지는 국내 농가를 배려하는 차원도 있다.

사실 문 대통령뿐만 아니라 역대 대통령들의 추석 선물 단골 메뉴는 '농수산물'이다.

사상 첫 탄핵으로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3년 9월 취임 후 처음으로 맞이한 추석 선물로 잣과 유가찹쌀, 육포 등으로 구성된 선물을 내놨다.

뇌물 혐의 등으로 수감 중인 이명박 전 대통령 역시 주로 농산물 세트를 선물했다.

이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 2008년 추석 선물로 강원 인제 황태, 충남 논산의 대추, 전북 부안 재래 김, 경남 통영 멸치로 특산물 4종 세트를 구성했다.

특히 2010년에는 경북의 된장, 전북의 고추장, 경기의 참깨, 충북의 참기름, 충남의 들기름, 제주의 고사리 등 전국 곳곳의 농산물을 무려 9종이나 모았다.

이 역시 지역 통합과 우리 농산물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술'을 포함했다.

2003년 취임 후 첫 추석에는 복분자주→2004년 소곡주→2005년 문배술→2007년 이강주 등 거의 해마다 전국 각지의 민속주를 선물했다.

평소 막걸리를 좋아한 것으로 알려진 노 전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민속주의 '홍보맨'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전만 하더라도 술은 명절 선물에서 거의 배제됐는데, 국민에게 친근하게 다가서고 형식에 구애받지 않았던 노 전 대통령의 성격이 묻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