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20일 평양과 백두산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기간 메인프레스센터(MPC)인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앞에서는 30여명의 보수단체 회원들이 집결했다.

이들은 한 손에 태극이 다른 한 손에는 미국 성조기를 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남을 반대하고 정상회담의 성과를 깎아내렸다.

한 참가자는 "김정은만을 위한 남북정상회담은 반대한다"며 "이번 회담은 ‘가짜 평화쇼’"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나라가 이렇게 어려운데 백두산 천지에나 놀러가느냐"며 "문재인(대통령)을 구속하라"고 소리쳤다.

그러더니 난데없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석방하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 위원장의 방남이 연내로 예정된 가운데 일명 ‘태극기 부대’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 위원장이 가는 곳곳마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집회를 펼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도 ‘태극기 부대’를 의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북에 특별수행단으로 동행한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많은 사람이 답방을 가지 말라고 하지만 나는 가겠습니다.태극기 부대 반대하는 것 조금 있을 수 있는 거 아닙니까’라고 하더라"고 했다.

태극기 부대 탓에 김 위원장이 대중 앞에 서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김 위원장이 다닐 동선은 경찰 등이 둘러싸며 경호 태세가 어느 때보다 높을 전망이다.

지난 2월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이 서울에서 공연했을 때도 국립극장 일대와 동대입구역, DDP 등에 2000여명 규모의 보수단체 회원들이 집회를 열어 규탄한 바 있다.

이들은 ‘인공기’와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삼부자의 초상화를 불에 태우는 화형식을 진행했다.

이에 경찰도 수천명의 인력을 곳곳에 배치하고 국립극장 정문을 폐쇄하는 등 삼엄하게 경비했다.

다행히 유혈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보수단체와 진보성향 단체 회원끼리 비난하고 욕설을 퍼붓는 국소적인 충돌은 있었다.

과거 사례를 비춰볼 때 김 위원장 방남 시에는 더 강도높은 규탄 대회가 열릴 가능성이 크지만 경찰 등의 경호 인력이 충분히 투입돼 대충돌까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