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이재현 기자] “선수단은 ‘오늘 한 경기’만 생각해요.” 롯데의 베테랑 마무리 투수 손승락(36)은 지난 18일 잠실 LG전에서 세이브를 추가하며 7년 연속 20세이브 달성이란 진기록을 달성했지만 “자랑할 때는 아닌 것 같다”며 고개를 숙였다.

2018 아시안게임 휴식기를 앞둔 마지막 경기였던 지난달 16일 사직 KIA전 당시만 하더라도 “기적을 현실로 만들어 보겠다”던 자신감은 사라졌다.

“이제는 ‘어떻게 해보겠다’라는 말도 거짓처럼 여겨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9월 8연패에 빠지며 최악의 시간을 보냈던 팀의 상황 때문이었다.

지난 17일까지 롯데는 9월에 단 1승(10패)을 올리는 데 그쳤다.

당시 손승락은 기적을 논하는 대신에 ‘오늘’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저 매 경기 승리에만 집중해 “세이브를 추가하지 못해도 좋으니 팀이 이겼으면 좋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물러설 곳이 없다는 절박함으로 무장한 덕분일까. 손승락은 18일 이후 투혼을 불태우며 팀의 연승을 이끌고 있다.

롯데는 18일 잠실 LG전을 시작으로 22일까지 4연승에 성공했다.

8연패 뒤 극적 4연승의 중심에는 손승락이 있다.

연승 기간 매 경기 등판해 1승 3세이브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1일 사직 KT전이 우천 순연되면서 하루를 쉬어갔지만, 4연투다.

매 경기를 한국시리즈로 여기고 총력전을 다해야 하는 팀 사정상 연투를 마다치 않는다.

지친 기색을 보이기는커녕, 손승락은 오히려 후배 걱정이 앞선다.

특히 최근 필승조의 일원으로서 많은 이닝을 소화 중인 구승민의 체력 안배를 위해 1이닝 이상 소화도 마다치 않는다.

“(구)승민이를 위해 최대한 빨리 등판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조기 등판 신호를 보내고자 불펜 카메라를 응시할 정도다.

4연승에도 롯데는 8위다.

5위 KIA와의 격차는 4경기 반 차. 여전히 5위로 가는 길은 멀기만 하다.

그러나 무려 19경기를 남겨뒀기에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기적이 이뤄질 수도,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현시점에선 오늘 한 경기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내고 있는 손승락은 전력을 다한 오늘을 통해 조금씩 내일의 희망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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