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고척 이재현 기자] 좌타자에 약한 한현희(25)는 없었다.

한현희는 사이드암이란 투구폼 탓에 약점이 극명한 투수였다.

우타자들에게는 강력한 모습을 뽐냈지만, 좌타자들에게는 취약했다.

올 시즌 들어 이러한 경향은 더욱 심화했다.

22일까지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0.251이었지만,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0.351까지 치솟는다.

23일 고척 넥센전을 준비했던 SK 역시 한현희의 특징을 모를 리 없었다.

SK는 올 시즌 한현희와의 이전 4차례 맞대결에서 단 한 차례도 승리를 내주지 않았을 정도로, 효과적인 대응책을 내놓은 바 있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한현희를 상대로)왼손 타자들을 다수 배치했다.스피드까지 뒷받침된 선수들이라 최대한 좋은 콘택트로 공격을 만들어 갔으면 한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선발 라인업에 6명의 좌타자가 이름을 올렸다.

이른바 표적 라인업. 그러나 한현희는 보란 듯이 SK의 승부수를 무위로 돌렸다.

6이닝 동안 99개의 공을 던진 한현희는 4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넥센이 결국 4-0으로 승리하면서 한현희는 시즌 10승 고지를 밟았다.

4피안타 중 좌타자에게 맞은 안타는 총 3개. 그러나 SK의 작전이 통했다고 보기엔 무리가 따른다.

결정적 상황에서 매번 고개를 숙인 선수도 좌타자였다.

좌타 리드오프 노수광은 3회와 5회 각각 병살타와 내야 땅볼로 물러났다.

특히 5회는 2사 만루 대량 득점 기회였기에 아쉬움은 더욱 진했다.

한현희는 땅볼 유도에 능한 자신만의 장기를 결정적 순간 좌타자에게도 과시한 셈이다.

이로써 한현희는 지난 2015시즌 이후 3년 만에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했다.

좌타자 약세는 물론 올 시즌 SK만 만나면 한없이 작아졌던 모습(0승 3패, 평균자책점 7.48)까지 극복했기에 더욱 값진 10승이었다.

swingman@sportsworldi.com 사진=O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