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키 베르턴스(27·네덜란드·세계랭킹 12위)는 매년 가을 서울에서 펼쳐지는 국내 유일의 테니스 투어대회인 코리아오픈의 단골 손님이다.

21세 때인 2012년 첫 참가한 뒤 지난해까지 4번이나 참가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성적은 늘 기대 이하였다.

첫 참가때 8강까지 진출했을 뿐 그 외에는 매년 1라운드에서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지난해에도 29위로 참가자 중 두 번째로 랭킹이 높았지만 세계랭킹 100위권 밖 선수에게 첫 판에서 허무하게 무너졌다.

이쯤 되면 ‘코리아오픈 징크스’라고까지 할만하다.

이런 베르텐스가 4전 5기만에 마침내 초록빛 코리아오픈 우승도자기를 들어올렸다.

베르턴스는 2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단식 결승에서 아일라 톰리아노비치(25·호주·53위)를 2-1(7-6<7-2> 4-6 6-2)로 물리쳤다.

늘 한국에서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던 베르텐스가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과정은 이번에도 쉽지 않았다.

첫 게임부터 더블폴트를 연발하며 브레이크를 내주는 등 시작부터 비틀거렸다.

그러나 불안한 서브를 강력한 스트로크로 메우며 결국 1세트를 타이브레이크까지 끌고가 잡아냈다.

그러나 경기 내내 끈질기게 계속된 서브가 또 다시 발목을 잡았다.

서브 실수 등이 계속되며 2세트는 4-6으로 허무하게 내줬다.

마지막 3세트도 자신의 첫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당하며 0-2로 밀리는 등 출발은 좋지 못했다.

그러나 이후 내리 6게임을 가져가 2시간 23분 접전을 승리로 마무리하며 우승상금 4만3000달러(약 4800만원)을 획득했다.

이로써 베르텐스는 개인 통산 7번째 투어 대회 단식 타이틀을 차지했다.

특히 그는 올해에만 이미 두 번이나 투어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린 바 있다.

여기에 세 번째 우승을 추가하며 2018년을 자신의 테니스 인생 최고의 한 해로 만들었다.

투어대회 우승 추가로 생애 첫 탑 10 진입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그는 단식에서는 매년 부진했지만 복식에서는 지난해 요한나 라르손(스웨덴)과 한 조로 이 대회 복식 정상에 올랐었다.

결국 이날 단식까지 차지하며 라라 아루아바레나(스페인)에 이어 코리아오픈 단·복식을 모두 제패한 두 번째 선수로도 기록됐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