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이사장이 이사회 회의록에 기록된 이사의 서명 거부 사유와 그에 대한 서명을 임의로 삭제한 경우 형법상 사문서변조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사문서변조·변조사문서행사 혐의로 기소된 모 학교법인 이사장 A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되돌려 보냈다고 26일 밝혔다.

재판부는 "회의록에 대한 서명권한의 범위 내에서 회의록에 서명 거부 사유를 기재하고 그에 대한 서명을 한 이상 그 문구는 회의록의 일부가 된 것"이라면서 "이는 서명거부의 의미로 서명을 하지 않은 것과 그 내용 면에서 동일하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임의로 회의록에 기재된 문구를 삭제한 것은 회의록의 새로운 증명력을 착출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사장 A씨는 학교법인 모 학원 이사장 사무실에서 수정테이프를 이용해 2014년도 1차 이사회 회의록 중 1쪽의 이사들 서명란 아랫 부분에 "이사장의 이사회 내용 사전 유출(3/28)로 인한 책임을 물어 회의록 서명을 거부합니다.B"이라고 기재된 부분과 B씨의 이름 옆의 B씨 서명 부분을 지웠다.

다음날 변조한 이사회 회의록을 PDF 파일로 이미지화한 다음 진정하게 성립한 문서인 것처럼 법인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앞서 1심은 A씨의 범죄 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이사 B씨의 서명은 회의록의 진정성립을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없어 그 명의의 회의록이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이어 "이미 서명한 이사들의 승낙 없이 기재돼 이사들 명의의 회의록 내용으로 포함되지 않아 A씨가 이 사건 문구를 삭제한 것은 회의록에 대한 변조가 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