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사법부 수사’ 100일 성과와 한계 / 잇단 영장기각 ‘방탄 법원’ 논란 / “문어발식 수사 방향 잃어” 비판도 / 檢 일부선 ‘특별재판부 도입’ 주장 / 반대측 “정치적 도구 전락 우려”법원의 ‘제 식구 감싸기’인가, 검찰의 ‘한풀이식 칼춤’인가.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의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가 25일로 꼭 100일을 맞았다.

원래 ‘법관 블랙리스트’ 의혹에서 시작된 수사는 ‘재판 개입’ 등 여러 갈래 의혹 수사로 확대된 상태다.

검·법 갈등의 골은 어느 때보다 깊다.

법원은 검찰이 청구한 주요 피의자의 구속영장은커녕 압수수색영장마저 내주지 않고 있다.

검찰은 ‘방탄법원’이라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반면 여러 의혹을 동시에 파헤치는 검찰을 향한 시선도 곱지만은 않다.

부장판사 출신 A 변호사는 "지난 사법부의 직권남용 의혹이라는 큰 줄기보다 곁가지로 드러난 부분이 더 부각되고 있다"며 "검찰 수사가 방향성을 잃은 것 같다"고 말했다.

여러 의혹 중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전범기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둘러싼 양승태 사법부와 박근혜 청와대 간 ‘재판 거래’ 의혹은 사실이라면 ‘삼권분립’ 원칙을 무너뜨린 것이라 결코 가볍지가 않다.

이미 검찰은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에게서 "박 전 대통령 지시에 따라 관계부처 장관과 법원행정처장을 만나 재판 지연을 요청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사법부에 대한 국민 불신이 검찰 수사에 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이 최근 대법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민·형사 재판에서 소송관계인이 "법관을 믿을 수 없다"며 낸 제척·기피 신청은 6496건에 달한다.

이 중 받아들여진 건 단 5건뿐이다.

수사팀 관계자는 26일 "힘센 낙타도 결국 마지막 짐 보따리 하나에 쓰러지는 법"이라며 "해를 넘겨서라도 실체적 진실은 계속 밝혀나가야 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짓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검찰 내에선 "특별재판부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재경 지검의 B부장검사는 "무슨 일이든 당사자가 되면 객관성을 잃을 수밖에 없다"며 "제3자로 구성된 특별재판부가 결정을 내려야 모두가 수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을 믿을 수 없다"며 출범한 ‘특별검사’처럼 정치적 도구로 전락할 것을 우려하는 반론의 목소리가 높다.

특별재판부는 1948년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에 의해 만들어진 사례가 유일하다.

당시 재판부 수장이 초대 대법원장으로 법조계 존경을 받는 가인 김병로 선생이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