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시장 ‘알맹 프로젝트’ 시동/지역주민에 장바구니 대여 사업/ 반납땐 지역화폐 모아동전 제공/ 공동체 가게서 현금처럼 사용/ ‘일회용품 줄이기’ 시장 첫 참여전통시장은 포장재 퇴출에서 한발 비껴 나 있다.

대형 마트, 커피전문점, 빵집 등이 느리지만 차례로 포장재 줄이기 대열에 합류하고 있지만 전통시장은 여전히 ‘검은 봉다리’ 천국이다.

서울 마포구에 있는 망원시장에서는 올 추석을 계기로 봉지 사용을 줄이려는 작은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이름하여 ‘알맹@망원’ 프로젝트. ‘껍데기’(비닐봉지)는 가고 ‘알맹이’만 남기자는 의미다.

"전통시장은 지역주민, 마을과 공존한다는 이미지가 있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비닐봉지를 많이 쓰는 모습은 상생이란 가치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고금숙 알맹@망원시장 프로젝트 매니저의 말이다.

지난 20일 망원시장 입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대형마트나 165㎡ 이상 대형 매장은 비닐 사용을 제한하는 규제도 있고, 차를 타고 와서 종이 상자에 물건을 담아가는 경우도 많지만, 전통시장은 규제도 없고 외출하러 나왔다 ‘생각난 김에’ 과일·야채 한두 가지 사가는 이들도 많다"며 "그래서 미처 장바구니를 준비하지 못한 이들에게 알맹가방(장바구니)을 빌려주는 프로젝트를 생각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용방법은 간단하다.

‘장바구니 빌려드려요’라는 안내문이 붙은 가게에서 알맹가방을 빌려 장을 본 뒤 반납하면 마포구 지역화폐인 ‘모아동전’ 2개, 즉 200모아를 받는다.

모아는 마포구내 공동체 가게 70여 곳과 망원시장에서 진짜 화폐처럼 쓸 수 있다.

좋은 취지에 비해 참여 가게는 적은 편이다.

"처음 프로젝트를 시작하려고 공문을 보냈을 때 참여하겠다는 곳이 딱 1곳밖에 없었어요. 가게를 다니며 설명도 드렸지만 ‘바쁘다, 불편하다’며 고사하셨죠."인센티브를 주면 참여하겠다는 가게들이 있었지만, 마음이 아닌 금전적 보상으로 움직이는 프로젝트는 오래갈 수 없다고 생각해 받아들이지 않았다.‘전통시장도 언제 규제가 시작될지 모르니 미리 준비하자’며 상인회를 설득해 16곳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민간 차원에서 전통시장 비닐봉지 줄이기 협약이 맺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알맹@망원 팀은 11월30일까지 장바구니 대여 캠페인을 진행한 뒤 상인들의 의견을 수렴해 지속 여부 및 개선 방법을 결정할 계획이다.

"요즘 커피전문점에서 머그잔을 쓰는 걸 보면 ‘이렇게 금방 바뀔 수 있는데, 그동안 왜 이렇게 시간이 오려 걸렸나’ 싶어요. 결국 중요한 건 개인의 의지와 사회적 분위기라고 생각해요. 이번 프로젝트도 그런 분위기를 만들자는 게 가장 커요. 밀폐용기를 가져오고도 쑥스러워서 꺼내지 못하고, 비닐봉지를 너무나 자연스럽게 여기는 문화가 조금이라도 바뀔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윤지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