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성비위로 징계를 받은 국가공무원 3명 중 1명 정도는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을 제기해 징계를 감경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권미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인사처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소청으로 징계가 감경된 성비위 사건이 75건으로 전체 처리건수 236건 중 약 31.8%를 차지했다.

최근 이슈가 된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을 계기로 성비위 문제를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사회적 여론이 커지고 있지만 징계 감경 결정은 이와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감경 사유 역시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공무원 A씨는 2016년 여자화장실로 들어가 옆칸 여성이 용변을 보는 장면을 몰래 촬영했다 현행범으로 체포돼 파면 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소청위는 소청인의 휴대전화에 피해자의 신체부위가 찍힌 사진이 없다는 이유 등으로 징계를 한 단계 낮은 해임으로 낮춰줬다.

가장 높은 수위의 징계인 파면을 받으면 5년간 공무원으로 재임용 될 수 없고, 퇴직금 및 연금도 감액된다.

그보다 한단계 낮은 해임의 경우 3년 동안 공무원이 될 수 없지만 공금횡령 및 유용으로 해임된 경우가 아니면 퇴직금이나 연금의 불이익도 없다.

공무원 B씨는 동료여직원에서 남편과 성관계를 자주하는지 등의 발언으로 여러차례 성희롱을 했다가 해임 처분을 받았다.

B씨는 소청을 제기했고 징계는 정직 3개월로 감경됐다.

감경 사유는 직무수행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비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 등이었다.

이밖에도 소청위는 감경 사유로 성비위의 동기가 적극적인 성적 의도가 아니라는 점, 만취한 정황, 성실 근무·장기 근속·유능함 등을 적시했다.

문제는 또 있다.

소청심사는 소청인의 소속 기관의 징계권자가 제출한 징계위원회 차원의 조사 내용과 소청인이 제출한 추가자료만 보고 심사가 진행된다.

이러다보니 피해자의 입장은 배제된 채, 소청인의 입장만 반영되는 것이다.

피해자는 소청인과 달리 진술권도 주어지지 않는다.

권미혁 의원은 "소청심사의 성격 상 성비위 행위자 입장만 고려되는 실정이다"며 "균형있는 소청심사가 이루어지기 위해 보완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인사혁신처는 공직사회부터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하고, 성범죄를 저지른 공무원의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국가공무원법 개정안을 지난 8일 국무회의서 의결했다.

내년 4월부터는 모든 유형의 성범죄로 100만원 이상 벌금형을 받은 공무원은 당연퇴직 된다.

공무원 시험 준비생 등 공직 임용 전인 사람도 성범죄 당연퇴직 사유의 전력이 있다면 3년간 공직에 임용될 수 없고,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자는 영구적으로 공무원이 될 수 없다.

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