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박인철 기자] 플랜 B, 황인범(22·대전)에게도 가능성은 충분하다.

파울로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6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북중미의 강호 파나마와의 평가전에서 2-2로 비겼다.

지난 12일 FIFA 랭킹 5위에 빛나는 우루과이를 2-1로 꺾으며 사기가 최고조에 오른 벤투호는 이날도 파나마를 상대로 거침 없이 공격을 개시했다.

기존의 정우영-기성용 더블 볼란치 대신 황인범(대전)을 선발로 내세워 남태희와 함께 중앙 미드필더를 세우는 실험도 가동했다.

황인범은 올해 가장 주목받는 신성 중 하나다.

지난 시즌을 마친 후 젊은 나이에 아산경찰청에 입대했는데 이명주 주세종 등 쟁쟁한 선배들 사이에서 주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센스 있는 움직임, 창의적 패스, 나이답지 않은 과감함이 무기다.

이를 통해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 대표팀에도 승선해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까지 출전했다.

아시안게임이 터닝포인트가 됐다.

주전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황인범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며 한국의 금메달 획득에 크게 일조했다.

군 면제 프리미엄을 얻었고 내친 김에 벤투호 승선에도 성공했다.

발탁 소식을 자카르타에서 들었던 황인범은 “생각도 못했던 대표팀에 부름을 받아 정말 기쁘다.뭐든지 배운다는 자세로 임하겠다”는 굳은 다짐을 보였다.

사실 기회는 많지 않았다.

파나마전에 앞서 열린 A매치 3경기에선 모두 조커로 나왔다.

주전들의 조직력 다지기를 원했던 벤투 감독은 라인업에 변화를 크게 주지 않았다.

황인범은 아직 검증이 더 필요하다.

하지만 황인범이 3경기 모두 조커로 나왔다는 점은 벤투 감독이 그만큼 신뢰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그 신뢰에 황인범이 이날 보답했다.

4경기 만에 선발 데뷔전을 치른 황인범은 그라운드를 많이 뛰면서 앞선 공격진들에 날카로운 패스를 전달하며 팀 공격에 힘을 보탰다.

득점까지 성공했다.

1-0으로 앞선 전반 32분 손흥민이 페널티 지역에서 수비수들을 유인한 후 노 마크의 황인범을 발견하고 패스를 찔러줬다.

황인범은 침착하게 오른발로 밀어넣으며 자신의 A매치 마수걸이 골을 완성했다.

현재 벤투 감독은 한국의 확실한 플랜 A를 세우고 있다.

대표팀 소집기간은 짧고 1월 아시안컵까지 멀지 않았다.

확실한 토대를 세운 뒤 살을 붙여 한국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목표. 미드필더진의 플랜 A는 기성용과 정우영, 중앙에는 남태희가 눈도장을 찍었다.

황인범은 플랜 A에 도전하는 B라고 봐야 한다.

하지만 플랜 B라고 좌절할 이유는 없다.

황인범은 이날 처음으로 주어진 선발이란 기회를 골로 증명했다.

경쟁력을 꾸준히 높여가고 있다.

B에서도 앞서가는 주자라고 봐도 무방하다.

빈 자리가 생기면 우선 기회를 얻을 자격을 증명했다.

게다가 그는 이제 22살의 신성이다.

사진=O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