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의혹’ 핵심 행정처 前 차장/ 檢, “임 지시” 법관들 진술 추궁/“구체적 지시 내린 적 없다” 모르쇠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 임종헌(사진)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이틀 연속으로 검찰 소환조사를 받았다.

임 전 차장은 양 전 대법원장 지시를 받고 민감한 사건의 하급심 재판에 개입하거나 대법원 수뇌부에 비판적인 판사들의 뒷조사를 했다는 등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16일 임 전 차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밤늦게까지 조사했다.

전날 밤샘 조사를 마치고 돌려보낸 지 9시간 만에 다시 부른 것이다.

검찰은 양승태 사법부를 둘러싼 ‘재판 거래’ 등 40개 혐의 대부분에 임 전 차장이 가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양 전 대법원장 등 지난 사법부 최고위층 수사로 가는 길목이 임 전 차장이라는 판단 아래 수사팀은 그를 집중 추궁했다.

임 전 차장은 자신의 혐의 전부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임 전 차장에게 여러 가지를 물었지만 ‘기억이 나지 않는다’거나 ‘구체적 지시를 내린 적이 없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의혹에 연루된 여러 법관을 비공개로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 "(임 전 차장의) 지시를 받고 한 일"이라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불거진 혐의 전부가 행정처 차장 선에서 결정할 사안이 아닌 만큼 임 전 차장보다 ‘윗선’으로 수사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임 전 차장은 양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정책에 협조하지 않는 법관 명단(일명 ‘사법부 블랙리스트’)을 작성하고 인사 불이익을 준 직권남용 혐의를 받고 있다.

한·일 관계 개선을 추진하는 박근혜정부에 잘 보이려고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전범기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일부러 지연시키는 데 관여한 혐의도 있다.

수사팀은 "임 전 차장에게 물어볼 것이 많아 한두 차례 조사에 그치지 않고 여러 번 불러 각종 의혹을 캐묻겠다"고 밝혔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