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보기관, 사우디 관리 대화 도청 / 버지니아 살던 카쇼기 구금 명령” / 중동 매체 “총영사관 관저에 매장”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이 터키의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실종된 사건이 중동 정세에 큰 파문을 일으키는 가운데 실권자인 사우디 왕세자가 실종 언론인 유인작전을 지시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사우디 관리들의 대화를 미국 정보당국이 가로챈 내용이라며, 사우디의 무함마드 빈살만(사진) 왕세자가 미국 버지니아에 살던 언론인 자말 카쇼기(60)를 사우디로 유인해 구금할 것을 명령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이 같은 정보는 결국 지난 2일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 들어간 뒤 행방이 묘연한 카쇼기의 실종과 관련, 사우디 정부의 연루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증거라고 신문은 전했다.

사우디 정권과 왕실을 비판한 카쇼기는 지난해 9월 신변의 위협을 느껴 미국으로 건너갔다.

이번 실종에 대해 터키 관리들은 사우디 암살팀 15명이 기다리다가 카쇼기를 살해했다고 전하고 있다.

사우디 왕실과 정권을 비판한 카쇼기는 빈살만 왕세자에게는 "푸틴처럼 행동한다"며 "그는 법을 입맛대로 집행한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빈살만 왕세자는 부패 척결을 이유로 왕위 경쟁자, 왕실 비판 성직자, 인권운동가 등을 대거 체포한 바 있다.

이런 환경에 처한 카쇼기는 지난해 미국으로 거처를 옮긴 뒤에는 WP 칼럼니스트로 활동했다.

반면 사우디 국영 알아라비야 방송은 터키 언론에 공개된 암살팀이 모두 평범한 관광객이라고 보도했다.

또 "(사우디와 관계가 원만하지 않은) 터키와 카타르 쪽 언론이 카쇼기에 대한 근거없는 시나리오(살해 의혹)를 매일 지어낸다"고 비판했다.

한편 중동 언론 MEE는 터키 소식통을 인용해 "카쇼기가 살해돼 사우디 총영사관 관저로 옮겨져 관저 정원에 매장된 것으로 본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터키 당국은 언제, 어디서 카쇼기가 살해됐고, 시신이 어디서 훼손됐는지 알고 있다"며 터키 경찰이 카쇼기가 총영사관 안에서 살해됐다는 법의학적 증거를 충분히 확보했다고 전했다.

신동주 기자 range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