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관 3인 임명 지연 ‘설전’/한국당 “文대통령의 야당 탓 유감”/민주선 “지금 또 청문회 하냐” 언성/사법 농단 사태 이틀째 질의 봇물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헌법재판소 국정감사에서 ‘식물 헌재’를 부른 헌법재판관 3인 공석 사태의 책임을 놓고 날 선 여야 공방이 벌어졌다.

가장 먼저 발언에 나선 자유한국당 김도읍 의원은 "헌법재판관 임명 지연을 야당 탓으로 돌린 문 대통령 발언은 심히 유감"이라면서 "(다운 계약서 작성 등 의혹을 산) 이석태·이은애 헌법재판관을 임명해 고위 공직자 임용 배제 기준을 헌신짝처럼 버린 문 대통령 탓이다"고 말했다.

전날 문 대통령은 "국회가 스스로 추천한 김기영·이종석·이영진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아 헌법 기관 마비 사태가 계속되고 있다"며 국회에 청문 보고서 채택을 촉구했다.

이에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세 후보자를) 국회가 추천해 인사청문회를 마치고 인준하지 않는 게 말이 되느냐"며 "헌재가 기능을 하지 못하게 만들어놓고 우리가 누구를 상대로 국감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유남석 헌재소장을 비롯해 헌법재판관이 6명에 불과한 지금 헌재는 사실상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헌법재판소법상 재판관 회의는 재판관 7명 이상의 출석과 출석 인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한다.

여야 의원들 간 고성이 오가면서 국감장은 몇 분간 아수라장이 됐다.

한국당 주광덕 의원은 "한국당이 일방적으로 국회 본회의 표결에 응하지 않아 헌재가 공백 사태란 건 정치 공세"라고 일축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한국당 의원들을 향해 "지금 청문회를 한 번 더 하고 있다"며 "절차에 승복하는 게 민주주의인데 정해진 대로 표결을 해야 한다"고 언성을 높였다.

같은 당 이춘석 의원도 "국회 구성원으로서 헌재가 업무를 정상적으로 하지 못하게 만든 책임을 통감한다"며 헌재 구성원들에게 사과했다.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와 관련해서도 의원들 질의가 이어졌다.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은 김헌정 헌재 사무처장에게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헌재 대처 방안 문건을 작성한 행위가 현행법으로 단죄될 만하다 생각하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김 사무처장은 "검찰이 수사 중"이라며 즉답을 피하면서도 "굉장히 충격적이고 유감스럽다"고 답했다.

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사법 농단에 관여한 법관들을 영구적으로 재판 업무에서 배제해야 해 탄핵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의했다.

김 사무처장은 "국회에서 (탄핵 소추안 가결을) 결정하면 엄정하게 처리하겠다"고 했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