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세계-112신고 노쇼] 곽대경 교수 전화 인터뷰"장난전화 한통이 촉각을 다투는 긴급한 사건의 출동을 지연시킬 수 있다."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10일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112장난전화가 증가하는 실태에 대해 이같이 경고했다.

살인, 강도, 성폭행 등 빠른 적발과 대처가 중요한 강력범죄가 발생했을 때 장난전화 한 통이 살릴 수 있는 사람을 살리지 못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곽 교수는 "지구대?파출소 같은 경우 순찰차 한 대와 경찰 2명이 동시에 움직이는데 허위신고로 일단 출동하게 되면 사건을 파악하기 전까지 다음 신고 장소로 이동하기 어렵다"며 "테러, 실종신고 등 심각한 허위신고가 들어오면 하루내내 경찰서 업무를 마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는 1분 1초를 다투는 강력사건이 동시에 발생했을 때 안타까운 결말로 돌아올 수 있다"고 심각성을 강조했다.

그는 장난전화가 증가하는 원인으로 ‘공적서비스를 사적서비스로 여기는 국민의식’을 꼽았다.

경찰서비스는 모든 국민이 함께 사용하는 공적서비스지만 새벽에 문을 열어달라는 황당한 부탁을 하는 등 적지 않은 국민이 사적서비스로 인식해 과도하게 낭비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거다.

곽 교수는 "경찰은 다른 공공기관과 달리 24시간 깨어있고 다양한 사건을 해결해주는 보루라는 인식이 있다"며 "업무자체 범위가 넓다 보니 국민 입장에서는 긴급한 범죄 신고가 아니더라도 조금 불편하거나 어려우면 다 연락해보자는 인식을 가진 사람이 많다"고 분석했다.

그는 "좋게 말하면 친구 같다고 할 수 있겠지만 어떻게 보면 경찰을 만만하게 생각하는 인식이 있다"며 112 허위신고나 욕설 등에는 이런 요인이 깔려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장난전화에 대해 강력하고 엄중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는 대안이 제시되고 있다.

상당수 장난전화 사건이 경범죄로 분류돼 고작 벌금형에 그쳐 국민들이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허위신고에 대한 처벌 건수는 2014년 1913건에서 지난해 4192건으로 2배 넘게 증가했지만 지난해 기준 3094건(73.8%)은 벌금형에 그쳤다.

곽 교수는 "장난을 하는 사람들이 형량을 미리 파악하고 일을 저지르는 경우는 많이 없다"며 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대신 그는 "처벌 수위를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만으로 형량을 높이는 것만큼 효과가 있다"며 교육·홍보가 우선돼야 한다는 ‘일반범죄예방효과’를 강조했다.

곽 교수는 "장난전화에 대한 캠페인 홍보는 타깃을 잡기가 쉽지 않고 한두 번으로 개선되지 않는다"며 "어렸을 때부터 교육을 통해 내 가족이나 지인이 장난전화를 통해 피해를 입으면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공감하는 역지사지의 자세와 경찰신고에 대한 인식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