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8월 1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네아폴리스 유니버시트 애버뉴 부근의 미시시피강을 가로지르는 300m 길이의 다리가 무너졌다.

퇴근 시간에 발생한 사고로 50대가 넘는 차량이 떨어지는 다리 상판과 함께 미시시피강으로 추락했다.

학교를 마친 학생들을 태운 노란색 스쿨버스도 함께 떨어져 13명이 숨지고 145명이 넘는 시민들이 크게 다쳤다.

무너진 교량은 1967년에 건설됐다.

하루 평균 약 10만대의 차량이 오갔으며 2001년 안전조사에서는 교량의 일부에서 ‘피로 현상’이 발견됐으나 이를 대체할 교량 건설이 필요하지는 않다고 결론이 나왔다.

사고 후 미네소타 주 교통국은 교량의 노후화와 구조적 결함이 겹치면서 다리가 무너졌다고 분석했다.

사고 당시 교량의 노면 보수 작업이 진행 중이었지만 교각 붕괴를 막지 못했다.

우리는 어떨까.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낡은 사회간접자본(SOC) 시설 수리와 신규 공사를 위해 예산을 대폭 늘리고 있다.

반면 댐과 도로, 교량 등 국가 주요 시설물의 노후화가 급격히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에 대비한 국내 사회간접자본(SOC)예산은 11년 만에 최저액을 기록했다.

문재인정부 들어 급격히 줄어든 SOC 예산이 훗날 중요 시설물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1일 국회입법조사처의 ‘국가 주요 시설물 노후화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건설된 지 30년이 넘은 고령화 시설물의 비율은 1종 시설물이 7.7%, 2종 시설물은 4.4%이었다.

건설된지 10∼29년 사이의시 시설물이 전체의 49.8%를 차지해 향후 시설물의 노후화가 급격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댐과 교량, 터널, 항만, 상하수도 등 주요 시설물 8만7124개를 중요도에 따라서 1종과 2종 시설물로 구분해 안전을 관리하고 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시의 1종 시설물의 고령화률은 19.9%(315개)로 전국 광역지방자치단체 중가장 높았다.

2종 시설물에서는 서울시 고령화시설물이 638개로 가장 많았지만 고령화율은 강원도가 8.8%로 가장 높았다.

시설 중에서는 댐의 고령화율이 61.2%로 가장 높았다.

댐 10개 중 6개 이상은 지어진지 30년이 넘었으며 안전진단에 따라 보수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전화와 수도관 등이 지나는 지하 터널 공동구(21.9%), 항만(18.0%), 하천(17.6%)의 고령화율이 그 뒤를 이었다.

빠른 도시화·산업화를 바탕으로 2000년대 전후 건설된 시설물을 중심으로 고령화률이 높아지고 있지만 정부의 SOC 예산 비중은 2009년 이후 매년 감소하고 있다.

과거 4대강 사업처럼 SOC로 무리한 경기부양을 하지 않겠다는 문재인정부는 2018년 SOC 예산을 전년보다 20% 삭감한 17조7000억원을 편성했다.

2010년 전체 예산 중 8.7%(24조7000억원)까지 차지했던 SOC 예산은 내년도 예산의 3.9%(18조5000억원)까지 줄어 들었다.

반면 우리보다 중요 시설물 노후화 문제가 우선 대두된 미국과 일본은 SOC 예산을 늘리며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트럼프정부는 2018년 예산안에서 향후 10년간 2000억 달러를 민간·공공시설물 유지·보수 공사에 추가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사회기반시설 유지·보수비용이 2013년 5.1조엔에서 2023년 최대 7.3조엔까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자 2013년 정부합동으로 ‘인프라 장수명화 기본계획’을 수립해 노후화 비율을 낮추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