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맏사위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혼소송 중인 임우재(왼쪽) 전 삼성전기 고문이 고 장자연(오른쪽) 씨와 35차례 통화한 것으로 보이는 자료를 검찰이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고 장자연 씨 사건을 재조사 중인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은 "장자연 씨 사건을 당시 수사했던 검사가 개인적으로 보관하고 있던 장 씨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 분석 결과를 조사단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진상조사단은 포렌식 분석결과 자료에서 장자연 씨가 숨지기 1년전인 2008년 '임우재'라는 이름의 통화 내역을 확인, 명의자를 조사했다.

그 결과 휴대폰은 당시 임 전 고문의 부인이었던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명의인 것을 찾아냈다.

조사단은 이를 볼 때 고 장자연 씨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임우재'가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인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진상조사단은 당시 경찰과 검찰이 임 전 고문을 단 한 차례도 조사하지 않은 배경을 파헤치는 한편 임 전 고문도 불러 '직접 통화한 사실'이 있는 지 등을 조사키로 했다.

임 전 고문 측은 MBC 등과의 인터뷰에서 '고 장자연 씨를 모임에서 본 적은 있지만 친분이 있는 사이는 아니다', '따로 말할 것이 없다'라며 말을 아꼈다.

평사원과 재벌가 맏딸의 만남으로 세상을 놀라게 했던 임 전 고문과 이부진 사장은 2014년 이혼소송에 돌입, 또한번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지난해 7월 1심인 서울가정법원은 이혼하되 자녀 친권과 양육권을 이 사장이 갖고, 이 사장은 임 전 고문에게 86억 1031만 원 재산을 분할하라고 결정했다.

이에 불복한 임 전 고문이 항소, 2심 재판이 현재 진행 중이다.

한편 장자연 씨는 2009년 3월 7일 전 매니저에게 "소속사가 정재계, 언론계 등 유력 인사들의 성상납을 요구하고 폭행까지 했다"라는 내용과 함께 자신이 만났던 인사들 이름 등이 담긴 유서를 남긴 채 목숨을 끊었다.

이후 '장자연 리스트'를 토대로 수사가 진행됐지만 장씨의 전 소속사 대표와 전 매니저만 기소됐을 뿐 흐지부지됐다.

지난해 출범한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장자연 씨 사건에 대해 재조사를 권고, 조사단이 꾸려졌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