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수술이 관행이라는 말까지 나온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방송되고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수술실 CCTV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글까지 올라오는 등 CCTV 설치를 강력히 주장하는 쪽과 의사의 진료 위축을 유발한다며 CCTV 설치를 반대한다는 일선 의료계의 주장이 서로 충돌하고 있다.

12일 이재명 경기도지사 주재로 경기도청 도지사 업무실에서 경기도의사회,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소비자 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 경기지회 관계자와 경기도의료원, 경기도 보건정책과 담당자 등이 모여 수술실 CCTV 설치·운영을 두고 토론회를 진행한 가운데, 영상이 중계된 페이스북에서도 네티즌들의 반응은 서로 엇갈렸다.

오후 12시40분부터 약 2시간 진행된 토론 중계는 페이스북에서 조회수 1만6000건을 넘겼으며, 600회 공유되는 등 네티즌들의 뜨거운 관심을 끌었다.

댓글도 약 3600개가 달려 이번 토론회를 보는 눈이 많았음을 증명했다.

토론회에서 경기도의사회 강중구 부의장은 "매년 200만건의 수술이 행해지고 있는데 (CCTV 설치의 계기가 된) 대리수술 같은 범법행위는 극히 드문 사례"라며 "빈대 잡으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고 수술실 CCTV 설치에 반대의 뜻을 나타냈다.

이어 "은행, 국방부도 해킹에 뚫리는 세상인데 수술 화면이 인터넷에 유출되면 어쩔 것이냐"며 "의료인 감시 목적으로 CCTV를 운영하는 곳은 선진국 어디에도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는 "범죄예방조치는 극히 일부 때문에 만들어진다"며 "CCTV를 보게 되는 것은 의료사고나 심각한 인권침해 정황이 있을 때"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의료분쟁은 환자가 백전백패다.의료기록을 조작해도 밝혀낼 수 없다"며 "의료계가 CCTV를 반대하는 이유는 의료분쟁의 명백한 증거가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의료계 일선에서 나온 진료 위축 주장과 관련해 경기도의사회 이동욱 회장은 "의사협회 회원 8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8%가 CCTV 운영에 반대했다"며 "60%가 수술 시 집중도 저하를 이유로 들었다"고 밝혔다.

CCTV 녹화를 생각하면 소신진료를 할 수 없다는 뜻이다.

앞서 제기된 의료계 주장과 같은 맥락이다.

이 회장은 "48.3%의 의사들은 환자가 CCTV 촬영을 원할 경우 다른 의사에게 수술을 권유하고 싶다고 답했다"며 "(CCTV 설치는) 환자와 의사의 신뢰관계가 깨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수술실 CCTV 설치를 처음 도입한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의 김영순 수간호사는 "처음에는 수술실 내 제3의 시선이 의식됐는데 일에 몰두하며 잊어버리게 됐고 지금은 자연스럽게 됐다"고 이 회장의 주장에 상반된 입장을 드러냈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의 입장도 달랐다.

네티즌 A씨는 "CCTV가 설치되면 의료 행위를 할 수 없는 이들의 무면허 행위를 막을 수 있으므로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B씨도 "의사의 인권과 기본권 등은 보장하면서 CCTV가 인권침해라니 말도 안 된다"며 "이런 의료진들에게 몸을 맡겨야 하나 환자들로서는 불신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C씨는 "간혹 수술을 받고서 오랜 세월이 흐른 뒤 몸안에 거즈가 남았다는 등의 황당한 소식을 듣지 않느냐"며 "그런 실수를 방지할 수 있으므로 CCTV 설치를 찬성한다"고 말했다.

반대 입장도 팽팽했다.

네티즌 D씨는 "수술실 CCTV를 도지사가 나서서 일방적으로 강제하는 발상을 도저히 볼 수 없다"고 지적했으며, E씨는 "일부 의사의 일탈을 전체가 그런 것처럼 확장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F씨는 "CCTV 설치가 해결책은 아니다"라며 "의혹을 확인할 수 있는 증거가 되겠지만, 반대로 의사에게 아무런 죄가 없다는 것을 입증하는 장치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안성병원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5개 수술실에서 CCTV를 운영하고 있으며, 10일까지 열흘 사이 수술한 환자 54명 가운데 24명이 CCTV 촬영에 동의했다.

병원 측은 수술에 앞서 환자나 가족에게 수술실 CCTV 녹화 동의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녹화자료는 의료분쟁 등의 경우에만 환자 측에 공개되며 1개월 동안 보관한 뒤 폐기한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