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 6만4170명의 관중이 가득 들어찬 경기장에서 붉은 옷을 입은 11명의 태극 전사들이 남미의 세계적 강호들과 맞섰다.

상대는 '축구의 대륙' 남미에서도 가장 단단한 팀으로 꼽히는 우루과이. 이들은 루이스 수아레스, 에디손 카바니 등 세계적 스트라이커들을 디에고 고딘이 이끄는 탄탄한 수비진이 뒷받침하며 쉽게 지지 않는 경기를 펼쳤고, 그 결과 2018 러시아월드컵 8강까지 진출했다.

피파랭킹도 5위로 현재 세계축구를 이끄는 강호중 하나다.

역대 A매치 상대전적에서는 1무 6패로 과거의 한국이라면 주눅이 들만도 한 팀이다.

그러나 달라진 한국축구는 이런 우루과이 앞에서 주눅 들지 않았다.

오히려 90분 내내 ‘우리의 축구’를 펼쳤고 결국 승리까지 잡아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은 이날 우루과이와의 경기에서 황의조(26), 정우영(29)이 골을 터뜨리며 2-1로 승리했다.

한국이 우루과이에 거둔 첫 승리다.

이번 평가전 소집 명단을 발표하며 벤투 감독은 "토대를 유지해야 정체성을 만들 수 있다"고 밝힌바 있다.

지난 9월 평가전에서 시도했던 후방빌드업과 과감한 전진패스 중심의 축구를 흔들림없이 이어가겠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선발 라인업도 골키퍼와 지동원, 이재성 등 부상선수를 제외하고는 지난 9월 파나마, 칠레전과 대소동이하게 꾸렸다.

이렇게 한 달 만에 다시 가동된 벤투 축구는 조금 더 정교해지고, 조금 더 탄탄해졌다.

기성용(29), 정우영이 포백라인까지 내려와 후방빌드업을 펼치며 차근차근 상대 중원을 뚫고 전진을 해나갔고 이를 통해 좋은 기회를 여러 번 만들었다.

결국, 이는 두 번의 득점으로 이어졌다.

첫 골은 후반 21분 나왔다.

손흥민(26), 남태희(27)를 거친 패스가 황의조에게 이어졌고, 황의조가 세바스티안 코아테스와 문전 경합 중 발에 걸려 넘어지면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손흥민이 왼쪽 골문을 노리고 강하게 찬 공이 골키퍼 페르난도 무슬레라에 막혔지만 페널티킥을 얻어낸 황의조가 튀어나온 공을 침착하게 인사이드 슈팅으로 차 넣어 골로 만들어냈다.

2015년 10월13일 자메이카전 이후 3년 만에 A매치에서 터진 황의조의 골이었다.

한국은 후반 28분 마티아스 베시노에게 동점골을 내줬지만 후반 33분 또 한번 골을 만들며 다시 달아났다.

왼쪽 코너킥 기회에서 손흥민이 크로스를 올려주자 석현준(27)이 헤딩으로 공을 떨어뜨렸고, 오른쪽 골대 앞으로 파고든 정우영이 왼발로 마무리하면서 우루과이의 골망을 흔들었다.

두 번의 득점 모두 찰나의 기회를 놓치지 않은 집중력이 빛나는 골이었다.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한층 탄탄해졌다.

역습 상황에서 빠르게 수비조직을 정비해나가며 상대 공격수들의 전진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결국 세계적 스트라이커인 에딘손 카바니와 지난해 라 리가 득점 상위권에 포진한 크리스티안 스투아니, 막시밀리아노 고메즈 등을 상대로 1점만을 내주는 효율적 수비를 해냈다.

벤투 감독도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상당부분을 우리가 컨트롤한 경기였다"면서 "무엇보다 우루과이는 경험이 많고 조직이 잘된 좋은 선수들이 많은 팀이다.이런 팀을 상대로 이겨 더욱 값지다"고 평가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