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국회의 꽃' 국정감사(국감)가 지난 10일부터 시작됐습니다.

평소 국회에 올 것이라고는 전혀 상상할 수 없었던 이색 증인들이 국정감사장에 등장하기도 했죠. 이 부분은 기사에서 많이 언급된 부분이니 여기서 또 반복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럼 기사에 담지 못해 아쉬웠던 국감 현장의 이모저모를 살펴봅시다.

국감 첫날을 '파행'으로 화려하게 장식한 자유한국당 이야기부터 나눠볼까요?◆ 법사위­·교육위 "또 파행이야?"…'싸움꾼' 한국당의 활약(?)-10일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대법원 국감에선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시작부터 김명수 대법원장의 직접 대면 질의를 요구해 시끄러웠죠.-네, 사법부 수장인 대법원장은 국감 때 직접 질의응답에 응하지 않는 것이 관례입니다.

그런데 법사위에서 한국당 영향력이 상당하더군요. 김도읍·이완영·장제원·이은재·주광덕·정갑윤 의원 등이 법사위 소속인데 특히 장제원·이은재 의원은 한국당에서 내로라하는 '싸움꾼'들입니다.

-이번 대법원 국감에서도 두 사람이 한국당 공세를 이끌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위원장이 중재하려고 해도 이들은 '그렇게 해선 안 된다'고 항의하고 여당 의원들의 말을 받아치고 정말 쉴새 없이 법사위 국감을 들었다 놨다 하더라고요.-한국당 의원 중 '츤데레'가 있었다는 말은 뭔가요? 츤데레가 '상대방에게 애정이 있지만 겉으로는 쌀쌀맞게 행동하는 성격'을 말하는 것 맞죠?(웃음)-맞습니다.

이날 감사에서 대법원 관계자를 꾸짖던 김도읍 의원은 정회 후 부드러운 면모를 보였습니다.

김 의원은 한 대법원 관계자에게 웃으며 "표정이 너무 굳어 있다.카메라에 다 나온다.표정을 풀어도 좋다"고 조언하더군요. 카메라가 켜지면 무섭게 공세를 펼치면서 카메라가 꺼지면 따뜻하게 배려하는 의외의 모습에 놀랐습니다.

-11일 교육위원회 감사에서도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둘러싸고 특이한 일이 벌어졌다죠?-그렇습니다.

한국당은 유 장관을 장관으로 인정 못 하겠다며 일제히 퇴장했지만 10여 분 뒤 다시 돌아왔습니다.

한국당이 짧은 시간 만에 돌아온 이유는 아마 부담감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한국당이 전날 법사위에 이어 교육위까지 파행하면 지난해 국감 때처럼 '보이콧 정당'이라는 낙인이 찍힐지도 모르니까요. 현장 취재진 사이에서도 "또 파행"이냐며 한국당을 비꼬는듯한 시선이 많은 점도 한국당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기에 충분합니다.

-국회 교육위원장인 이찬열 바른미래당 의원이 퇴장한 한국당 의원들을 만류해 다시 돌아오게 한 장면이 나오자 '짜고 치는 고스톱'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왔습니다.

이후에는 한국당 의원들이 유 장관에게 대답을 듣고 싶지 않다며 차관에게만 질문하더라고요. 어차피 유 장관이 취임한 지 2주도 되지 않아 질의할 내용이 없을 텐데 말이죠.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한국당 의원들이 유 장관을 투명인간으로 취급하려는 저의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군현 한국당 의원은 이러한 '약속(?)'을 깨고 유 장관에게 대놓고 질의하기도 했습니다.

질문 내용도 장관에 대한 공격이라기 보다는 장관으로서의 역할을 당부하는 수준이었습니다.

둘 사이에 특별한 인연이라도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군현 의원과 유 장관이 그렇게 친밀하게 보였나요?(웃음)-다른 한국당 의원들은 거의 '3차 청문회'에 임하는 것 같았으니까요. 유 장관 임명동의 청문회, 대정부질문에 이어 국감 유 장관 질의 등 모두 3차례에 걸쳐 청문회를 하는 것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유 장관 측에 문의한 결과 이 의원과 유 장관 사이에 특별한 친분이 없다고 합니다.◆ 문체위, 증인 선동열 등장에 '주객전도'…외통위, '재판 거래' 조사하며 '증인 거래'?-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 국감장은 선동열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 때문에 문전성시를 이뤘다고 들었습니다.

-선 감독은 11일 오후 증인 신분으로 출석했는데요, 이날 오전부터 문체위 회의장 안팎은 취재진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발 디딜 틈이 없었습니다.

국회에 있는 모든 이들의 관심이 선 감독에게 집중된 것 같아 보였습니다.

좁은 공간에서 여러 사람이 움직이다보니 이동 중 충돌하는 일도 잦았죠. 현장 영상을 보시면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느라 흔들리는 카메라를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웃음). -유난히 이목을 끌었던 내용이라 독자들도 다들 아실 것 같군요.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주신다면요?-선 감독은 사진 기자들과 영상 촬영 기자들의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착석했는데요, 선 감독은 어찌나 긴장하던지 땀에 흠뻑 젖은 모습이었습니다.

손으로 얼굴에 맺은 땀을 연신 닦아내더군요. 그런 선 감독을 응원하는 팬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한 남성은 감사장으로 들어서려는 선 감독을 붙잡고 조언을 건넸습니다.

선 감독은 그의 말에 대답해주며 능숙한 팬서비스를 보였어요. -국감장 내에서도 선 감독 인기는 사그라질 줄 몰랐습니다.

한선교 한국당 의원은 문체위 소속 의원 중 유일하게 선 감독이 앉은 증인석을 직접 찾아가 악수를 건네기도 했습니다.

'선 감독이 병역 특혜를 위해 2018 아시안게임에서 임의로 선수를 선발했다'는 의혹에 대해 한선교 의원은 "선 감독이 진심에 기초해 선수를 선발했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방어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국감장에서 선 감독을 집중추궁한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오히려 비난 '역풍'에 시달리기도 했습니다.

-외교통상위원회(외통위)에서는 '증인 거래' 논란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공론화된 문제는 아니고 11일 열린 통일부 국감 도중 스치듯 언급된 내용입니다.

외통위는 이날 오후 4시께 잠시 국감을 중단하고 증인 채택에 관한 회의를 열었습니다.

천정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박근혜 정부 시절 강제 징용 재판거래 의혹과 관련해 윤병세 전(前) 외교부 장관만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에 이의를 제기했는데요, 천 의원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을 함께 불러야 "진실에 접근할 수 있다"는 주장을 했습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간사들은 양당에서 요구한 증인을 한 명씩 채택하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윤 전 장관은 천 의원이 요청한 증인이기 때문에 합의점에 도달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특히 한국당 간사인 정양석 의원은 "여당이 요구하는 증인을 한국당이 정치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채택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하며 국회가 진행 중인 재판에 영향을 미처 삼권 분립을 해치거나, 증인이 불출석해 위원회 권위가 떨어지는 경우 등을 우려했습니다.

-거대 양당 소속 의원이 아니라면 굉장히 아쉬운 상황이었겠군요.-네. 천 의원은 "재판 거래를 다루려고 하는데 지금 교섭단체 간에 '증인 거래'가 일어난 것 같아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습니다.

심지어 여당 소속인 추미애 의원까지 "여당과 야당이 한 명씩 맞교환하는 형식적 협의를 해온 걸로 아는데 그런 기준은 존재하지 않고 관례를 들어본 바도 없다"며"출석 여부와 상관없이 일단 증인으로 채택해 상임위의 결연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죠.◆ 靑, 트럼프 '승인' 발언에 선긋기…"공감·협의의 뜻"-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 10일 외교위 국감에서 발언했던 '5·24 조치 해제 검토'의 후폭풍이 거셉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5·24 조치 해제는 미국 승인이 있어야 한다고 언급했을 정도입니다.

-청와대는 난처한 상황에 빠지게 됐습니다.

하지만 의연하면서도 정부 부처 일이라고 선을 그었는데요. 청와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 발언에 대해 "한미 사이 모든 산안을 긴밀하게 협의하고 공감과 협의가 있는 가운데 진행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인다"고 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지난달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나온 군사합의서와 관련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불만을 표시한 것에 대해 "외교부에서 설명한 것으로 갈음해달라. 덧붙일 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한반도 비핵화 달성으로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목표를 세운 문재인 정부로서는 한미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강 장관 발언으로 미국 심기가 불편해져 자칫 한반도 사태가 악화되는 것을 최소화하겠다는 게 우리 정부의 태도로 보입니다.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팀장, 신진환 기자, 이원석 기자, 박재우 기자, 임현경 인턴기자(이상 정치플러스팀), 문병희 기자, 남용희 기자, 임세준 기자, 이동률 기자(이상 사진영상기획부)